▶ 인생 칼럼
▶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눈물이란 정신적 부담을 털어 내는 감정의 분화구다. 더할 나위 없는 기쁨과 감격에도 눈물을 쏟아내고 온갖 슬픔들도 결국 눈물로 씻겨 내는 걸 보면 눈물은 인생을 위로하는 청량제와 같은 구실을 톡톡히 해낸다. 슬플 때 울고 기쁠 때 울고 감격해서 우는 눈물은 슬픔의 언어이면서 감동의 언어인 것이다. 북받치는 감동을 억누를 수 없을 때는 울어버리는 게 상책이다.
워털루 전쟁터의 영웅 웰링턴 장군이 넘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어린아이처럼 울어버린 일화가 있다. 자신의 저택에서 매년 6월이면 승전 기념일 파티를 열었는데 파티도중 자신이 아끼던 다이아몬드가 박힌 담배함을 잃어
버린 것이다. 장내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의 결백을 위하여 주머니 검사에 동의하였으나 어느 노 사관은 절대 반대한다며 화를 내고서는 총총 밖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날의 해프닝은 그렇게 끝났지만 문제는 다음해 파티를 준비하던 도중에 일어났다. 웰링턴의 조끼 속에 잃어버린 줄 알았던 담배함이 있는 게 아닌가. 장군의 실수였다.
백방으로 수소문 끝에 노 사관을 찾아낸 장군이 그 연유를 물었다.
“장군님! 사실은 그날 밤 저의 집에 있는 처와 자식들이 굶고 있었답니다. 그때 제 주머니에는 맛있는 파티 음식들이 가득 들어있었기에...”
노 사관의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장군은 그를 붙들고 엉엉 울고
말았다.
아돌프 히틀러는 감정을 폭발점까지 참아내다 느닷없이 울음을 터뜨려 주위를 놀라게 한 인물이다. 불안한 투쟁을 하는 동안 자기자신의 힘이 꺾이는 것을 막기 위해 여자처럼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곤 했다. 나치당의 분파지도자를 붙들기 위해 밤새도록 설득하면서 세 번이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무슨 일이든 간에 실패로 돌아가면 곧잘 우는 습성을 지니고 평생 살았다.
소련의 스탈린은 고된 하루를 보낸 다음에 버릇처럼 울음으로 하루를 청산하는 기벽이 있었다. 자신을 표백하는, 고백하는 눈물은 솔직하고도 진솔한 데가 있다.
눈물에는 그만한 사연과 애환이 있고 곡절과 까닭이 있는 법이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우는 것은 아직도 사랑을 버릴 수 없다는 뜻이요, 돌아서서 혼자 흐느끼는 것은 그저 서러워서 우는 것이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기 때문이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건 벅찬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서 그렇다. 한숨 섞인 눈물에는 풀지 못한 업보에 한이 맺혀있기 때문이요, 인간승리의 설움 많은 울음에는 눈물 속에 피와 땀이 섞여있는 까닭이다.
눈물은 순수한 것이요, 눈물 속에 거짓이 없다. 눈물이 아름다운 것은 눈물 그 자체가 인간본성이기 때문이리라.
우리민족은 벅찬감격으로 눈물을 쏟아낼지언정 이별과 슬픔앞에서도
끝가지 눈물을 아낀다. 서정시인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보자.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라//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마지막 보루인 눈물을 끝까지 지키며 가슴속에 한을 품어온 탓인지 우리에게는 못다 울어버린 눈물샘이 가득하다.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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