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 동계올림픽 제각각 표기 혼란
본보는 현지발음 우선 원칙 ‘토리노’로
“토리노(Torino)야, 투린(Turin)이야?”
10일 개막된 2006년 동계올림픽의 영어 명칭을 놓고 언론마다 제각각 표기를 하고 있어 올림픽 팬들이 헷갈려하고 있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는 ‘토리노’란 명칭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LA타임스 등 인쇄매체는 ‘투린’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림픽을 밤샘 시청한 한인들은 ‘토리노’란 명칭에 시달린 후 아침에 신문을 펴들면 ‘투린’이란 표기법을 접해야하는 상황에 적잖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올림픽의 주관 단체인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99년 동계올림픽 유치 도시를 발표하며 ‘토리노’란 명칭을 공식 사용하고 있다. 미국 올림픽팀 공식 웹사이트도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토리노 2006’을 사용하고 있다. 인쇄매체에서는 USA투데이가 이 같은 표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인쇄매체는 현지어와 영어 표현이 다를 경우 영어 표현을 우선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태리어인 토리노대신 투린을 사용하고 있다. 영국 인쇄매체도 웹스터 표기법 등을 예로 들며 투린으로 표기하고 있다. 모스코바 대신 모스코, 뮌헨 대신 뮤니크 등으로 표기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나 본보 등 한국어로 인쇄되는 언론은 현지어 발음을 그대로 차용한다는 한국의 외국어 표기법 원칙에 따라 ‘토리노 올림픽’이라고 적고 있다. 한때 주윤발이 현재는 저우룬파, 등소평이 덩샤오핑으로 바뀌어 표기되는 것과 같다.
토리노 올림픽을 둘러싼 영문 표기 논란과 관련해 영·미 문화권의 문화 일방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 경기를 매일 시청한다는 이모(33)씨는 “모든 것을 자기 문화, 언어로 바꾸어 표기한 후 표준인 것처럼 사용하는 모습이 세계 중심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의 모습과 닮았다”고 꼬집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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