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스포츠 클라이밍 동호회 이기범 회장이 맨손으로 암벽을 타고 있다. <심민규 기자>
아찔 절벽 맨손으로 타죠
절벽 위 조그만 바위틈에 초크가 잔뜩 묻은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체중이 실리자 손가락은 끊어질 듯 아파 온다. 하지만 고통스러워 할 겨를도 없다. 아래는 천길 만길 낭떠러지가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실내 암벽등반서 만난 사람들 결성 인간 한계에 도전·정상 정복‘묘미’
“생각보다 위험 적고 건강에 최고”
정상을 향해 맨손으로 절벽을 기어오르며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한인들. 9일 오전 8시 새벽안개가 채 가시지 않은 말리부 크릭 공원에서 만난 ‘한인 스포츠 클라이밍 동호회’(이하 한스동·회장 이기범) 회원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10여년 전 실내 암벽등반 센터에서 만난 ‘암벽타기’ 동호인들. 이기범 회장(40·LA)은 “암벽등반은 맨손으로 오른다는 이미지가 강해 일반인들이 접근이 쉽지 않은 것 같다”며 “맨손으로 오르기는 하지만 안전장치들이 있어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이 회장 자신은 고등학교 재학시절인 1982년부터 시작된 암벽 사나이다. 그저 산이 좋아 등산을 시작한 이 회장은 웬만한 높이의 암벽은 하루에 등반하는 타고난 체력의 소유자라고 한다. LA의 전문 암벽 등반가들 사이에서도 이 회장이 요세미티 공원의 하프돔 암벽(등반거리 2,000피트)과 엘케피탄 암벽(등반거리 3,000피트)을 하루 만에 등정하려다 동반 등반가가 이 회장의 체력을 쫓아오지 못해 중간에서 내려온 이야기는 이들 세계에서 유명하다.
이날 동호회가 목표로 삼은 포레스트 락 암벽으로 100여 피트의 높이에 다양한 난이도의 루트를 가지고 있어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든 등반가의 사랑을 받는 곳. 포레스트 락은 말리부 크릭 공원 입구에서 약 3마일 가량 떨어져 있어 30여분 걸어도 쉽게 갈 수 있다. 이곳은 특히 한인들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정상을 공격하는 여러 가지 루트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 몽키 생 코스는 20여년 전 한인 등반가 최상범씨가 개척한 것으로 최씨의 별명을 따서 이름을 붙여졌기 때문이다.
이날 동호회가 선택한 탑로프식 등반은 정상에 설치된 금속고리에 자일을 걸고 등반하는 것으로 스스로 코스를 개척하는 자유등반에 비해 난이도가 훨씬 낮아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어 좋다.
윗통을 벗고 등반에 몰두하는 이 회장과 회원들은 40∼50대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단련된 몸매를 자랑했다.
회원들과 함께 등반하기 위해 3시간 넘게 운전하고 왔다는 이영선(49·베이커스필드)씨는 “건강유지에 암벽등반 만한 운동이 없다”며 “기자양반도 한번 배워보시라”며 암벽등반 전도에 열을 올렸다. 그는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도 지키고 산에서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라며 즐거워했다.
암벽등반은 건강한 몸과 약간의 장비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 몸과 자일을 연결하는 기본 장비 비용은 150달러 정도로 저렴하다. 한스동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록크레이션 스포츠 클라이밍 센터(11866 La Grange Ave., West LA)에서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문의 (323)737-2272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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