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저녁뉴스는 지난해 시청자들을 조금 더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경쟁사들의 뉴스 프로그램에 비하면 인기가 뒤처지고 있는 상태다. 치열한 라이벌 사이에서는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다. 그러나 NBC나 ABC라고 해서 쾌재를 부를 일은 아니다. 어느 방송이건 메이저 저녁 뉴스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무관심’은 방송사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기에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그래도 방송사로서는 그래도 그다지 비관적이진 않다.
메이저 방송 ‘이브닝 뉴스’시청자 수 전성기의 절반
중간연령 60세, 매년 상향… 방송사 활로 모색 비상
CNN, MSNBC, FOX 케이블 뉴스는 젊은 층에 인기
12-17세, 인터넷 뉴스·동영상 매주 1회 이상 접속
관심 끌려면 iPod, 셀폰 등으로 콘텐츠 볼 수 있어야
CBS 는 저녁뉴스 앵커우먼 캐티 쿠릭에게 향후 5년간 7,5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쿠릭은 방송뉴스 업계에서 모두들 부러워하는 인물이다. 저녁 뉴스 프로그램 전체에 활기를 넣을 앵커로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드리우고 있는 그림자는 짙다. 미국인들은 상당수가 부부가 함께 일해 먹고 산다. 예전처럼 남편이 혼자 벌어 먹고살던 시대가 아니다. 저녁에 오순도순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TV뉴스를 보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시대가 아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는 가정이 과거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CBS, ABC, NBC 등 메이저 방송의 저녁뉴스 프로그램 시청자는 총 약 3,000만 명으로 집계된다. 전성기인 1969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방송사들이 온갖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특히 방송사들이 제약회사들의 광고를 집중 투입함으로써 노인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긴 하지만 다른 연령층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다.
남녀가 같이 진행을 하기도 하고, 앵커가 현장에 나가서 취재해 생동감을 불어넣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내보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CNN, MSNBC, FOX 채널의 케이블 뉴스가 뜨고 있다. iPod, 셀폰, 랩탑 등에서 손쉽게 내용을 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통적인 미디어의 역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 메이저 방송들이 인터넷 세상에 등한시 한 것은 아니다. ABC는 1990년대 AOL에 콘텐츠를 공급했다. 이어 1999년 CBS가 ABC 자리를 빼앗아 AOL과 거래했다. NBC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해 MSNBC를 만들었다. 10년 전에 이러한 개혁이 가시화했을 때 사람들은 “글쎄” 했었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메이저 방송사들은 잰 걸음을 걷고 있다. 사활 건 전쟁이다. CBS는 CBS 디지털 미디어를 만들었다. NBC는 저녁뉴스 전체를 온라인에 띄웠다. 은퇴한 톰 브로카우 자리를 이어받은 브라이언 윌리엄스는 저녁 6시30분에만 뉴스를 하지 않는다. 셀폰으로 뉴스를 보내면서 앵커를 보기도 하고 블로그를 통해 각종 스토리를 전하기도 한다. 정해진 저녁 시간에 TV 앞에 앉아 ‘Nightly News’를 보려고 하지 않는 시청자들을 위해 전방위 앵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ABC 뉴스의 공동 진행을 맡은 엘리자베스 바가스도 ABC.com에서 온라인 뉴스방송을 하고 있다. CBS의 쿠릭도 CBSnews.com을 활동무대로 삼아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적극 대응할 태세다. 전통적인 뉴스를 탈피해야만 신세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다.
현재 메이저 저녁뉴스 시청자의 중간연령은 60이다. 이 나이는 매년 올라가고 있다. 이러다간 젊은 층을 모두 잃어버릴 판이다. 이들 방송사들이 대폭적인 수술을 하지 않는 한 이러한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인터넷 세대를 잡아야 한다는 현실은 통계로 뒷받침된다. 인터넷 비디오를 보는 사람의 66%가 뉴스를 본다. 또 온라인 뉴스 시청자 가운데 21%가 10대이다. 12-17세 미국인 180-430만 명이 매주 적어도 한 번은 온라인 뉴스를 보거나 현재 돌아가는 이슈를 다룬 동영상을 본다. 다시 말해, 이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 바로 방송사 뉴스의 살길이다.
일례로 NBC의 저녁 뉴스의 시청자 가운데 34세 미만은 24%에 불과하다. 그러나 MSNBC의 같은 연령대 시청자는 54%나 된다. 젊은 세대가 온라인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는 점을 말한다.
그렇다고 메이저 방송사의 저녁뉴스가 퇴물이 될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인기는 떨어져도 미국인들의 문화적 버팀목으로 기능할 것으로 본다. 월터 크롱카이트, 쳇 헌틀리, 데이빗 브링클리, 피터 제닝스, 톰 브로카우 등으로 이어지는 앵커 역사는 값진 족적을 남기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광고시장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메이저 방송사들의 저녁뉴스 광고수입 총액 5억 달러의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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