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시안컵서 변형 스리백 불안
▶ 전술도 새얼굴도… 해답 못찾아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결승전에서 0대1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 [연합]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안방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통해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자 했다.
홍명보호는 월드컵에 대비해 경쟁력 있는 새 얼굴을 발굴하기 위한 시험대로 동아시안컵을 치르겠다고 선언했고 변형 스리백이라는 전술도 처음으로 적용했다.
그러나 홈에서 우승컵을 일본에 내주며 결과를 내지 못했고, 전술과 신예 대표 선수 발굴이라는 내용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국은 동아시안컵 3경기를 모두 변형 스리백 전술로 치렀다.
K리그 울산 HD 시절부터 포백 기반의 4-2-3-1전술을 플랜 A로 고집하던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에서는 스리백이 ‘플랜 A’가 될 수 있다며 전술적 변화를 시도했다.
홍 감독은 김주성(서울), 박진섭(전북), 박승욱(포항)을 스리백으로 세웠다.
양쪽 풀백은 공격 시 상대 진영 깊숙한 지점까지 올라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수비 시 스리백과 라인을 맞춰 5명의 수비수가 상대의 볼 투입 등을 차단하는 형태였다.
1차전 중국, 2차전 홍콩 등 약팀을 상대로는 무리 없이 경기를 풀어 나갔던 홍명보호의 변형 스리백은 3차전 상대이자 동아시아 최강인 일본을 만나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대부분 K리거로 구성된 한국은 J리그 올스타급으로 명단을 짠 일본이 고강도 압박을 가하자 후방 빌드업부터 무너졌다.
압박에 당황한 수비진은 낮은 위치에서 공을 돌리는데 급급했고, 제대로 된 패스가 미드필더진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후방 빌드업이 불가능해졌다. 결국 정교하고 세밀한 패스에 의한 빌드업이 아닌 골키퍼의 롱킥으로 공을 전방에 일단 뿌려 놓는 단순하고 확률 낮은 패턴이 이어지면서 공 소유권을 일본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16일 연합뉴스에 “스리백 실험 자체는 충분히 의미 있고 반드시 해야 하는 실험”이라면서도 “다만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동선을 조정하고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한편 측면에서의 삼자 연계 플레이 등은 향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비수들이 자신 있게 빌드업에 참여하지 못하면 미드필더도 자꾸 아래로 내려올 수밖에 없고, 공격진이 고립되고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며 “스리백 수비진으로부터 더 유연하고 세밀한 빌드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포메이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홍명보 감독이 하고자 하는 축구는 어떤 축구고, 전술 기조는 무엇인지가 여전히 모호하다”고 짚었다. 홍명보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경쟁력 있는 새 얼굴 발굴에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닌 터라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대표팀 핵심 멤버인 해외파가 모두 빠진 가운데 그간 대표팀에 부르지 못했던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차원이었다.
대표팀 내 황인범(페예노르트)과 호흡을 맞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와 스트라이커 자리가 주된 시험 대상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김진규(전북), 김봉수(대전), 서민우(강원)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돌아가면서 기용했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에서는 특별히 눈에 띄는 실력을 뽐내지 못해 누구도 경쟁에서 앞서 나가지 못한 모습이었다. 특히 일본을 상대로는 서민우와 김진규가 중원에 섰으나 전반전 일본의 강한 압박에 답답한 흐름만 이어지며 대표팀의 고민을 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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