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행사 축소·연기 … 이의제기는 공허한 메아리
<서울-김상목 특파원> “월드컵이 독일이 아닌 한국에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온통 월드컵으로 둘러싸인 축구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축구 관심없는 사람 무슨 재미로 살아야죠?”
누구도 결코 월드컵에서 도망갈 수 없다. 귀를 막아도 눈을 막아도 결코 월드컵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한국의 월드컵 광풍이다.
논현동에서 만난 주부 서모씨는 “월드컵이 끝나는 7월9일까지 참고 지낼지 막막하다. 남편도 아들도 모두 월드컵 이야기밖에 하지 않아요”라고 ‘월드컵 소외감’을 푸념했다.
9일 지하철에서 만난 대학생 조규성군은 “한국의 승전보를 기다리는 마음이야 모두 한 마음이겠지만 너무 월드컵 열기는 도를 지나친다는 생각이 든다”며 “월드컵때문에 한미 FTA문제,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문제 등 중요한 사회이슈들이 파묻히고 있다”고 월드컵 싹쓸이식 분위기에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의 월드컵 이상 열기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소수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현충일에도 월드컵 축구 뉴스가 메인뉴스에 자리잡을 정도로 광적인 열기를 나타내고 있다고 ‘월드컵 반대 운동’이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현재의 월드컵 이상 열기를 꼬집기도 했다.
거리에서도, 사무실에서도, 식당에서도 집에서도 월드컵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이로인해 6.10국민항쟁 기념행사가 축소됐고, 현충일 기념행사마저 월드컵 관련행사로 대체됐다. 극장가는 월드컵이 끝나는 7월9일까지는 관객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약 30여편의 한국영화의 개봉일 마저 월드컵 이후로 미뤄졌다고 한다.
4년전 월드컵 경기장면에서 부터 시작해 축구선수들의 다규멘타리 프로그램까지 온통 월드컵으로 도배질하고 있는 공중파 방송들의 과도한 월드컵 집착이 감동으로 다가올 승리의 순간이 오히려 식상할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민들은 앞으로 한달 동안 ‘대~한민국’의 함성과 월드컵의 광풍 속에서 싫든 좋든 불면의 한달을 지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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