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한인들의 생활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갤러리아 샤핑몰 식당가에서 한인들이 축구경기를 보며 식사를 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상당수 새벽6시부터 TV 켜고 하루 시작
오전일과 중계방송 보느라 “일손 안잡혀”
히스패닉 종업원 ‘능률 저하’ 부작용도
■ 한인 생활 변했다
월드컵 열기가 한인들의 생활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타운이 온통 월드컵 얘기인데다. 그날 그날의 경기내용과 결과를 모르면 대화에 낄 수 없을 정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과 귀가 월드컵에 쏠리고 있다.
요즘 아침 6시면 월드컵을 보기 위해 TV를 켜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경기 후 출근하면 대충 9시. 두번째 경기가 막 시작되고, 곁눈질로 보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돼 대형 TV가 설치된 곳을 골라 3번째 경기를 시청하며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오전일과의 순서로 자리잡은 것처럼 비춰질 정도다.
특히 한국팀 경기가 있는 시간대는 사실상 올스톱이다. 모두가 TV에 집중된다.
13일 오전 6시에 열렸던 대 토고전의 경우 축구광들은 아예 전날 사우나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그랜드 스파 관계자는 “지난 13일 아침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타인종과의 비즈니스에서도 월드컵은 공용어가 됐다.
토고전 승리 이후 “한국팀 대단하더라. 축하한다”는 말이 상대방의 첫 인사가 돼 버렸다. 대신 라틴계 사업가와의 거래 때에는 상대방의 모국이 어디인지는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도 기본. 만약 본선 진출국이면 성적을 꿰뚫고 있어야 훨씬 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거래도 수월하게 성사되기 때문이다.
축구가 국기나 다름없는 멕시코와 에콰도르가 선전한 탓에 요즘 자바시장에서는 한인과 라틴계 거래선들과의 관계가 훨씬 좋아졌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한달간 진행되는 월드컵으로 인한 후유증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매일 이른 아침부터 TV 앞에 매달리다 보니 자연히 눈이 피곤하고, 생활리듬이 깨져 오후 시간대면 피로를 참지 못하는 모습들이 직장 곳곳에서 쉽게 발견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능률저하를 우려하는 업주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특히 라틴계 직원이 대부분인 자바시장의 봉제업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배모 대표는 아예 직원들에게 자국의 경기가 있을 경우 집에서 TV를 보면서 하루를 쉴 것인지, 아니면 정상근무를 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하기도 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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