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맞추기’동료들과 내기 열풍
소액 걸고… 밥사기…
축구보는 재미가 두배
타운 일부업소선
우승팀 맞추기 이벤트
다운타운에서 의류업에 종사하는 최진우(35)씨. 그의 요즘 아침인사는 “좋은 아침∼”이 아니라 “오늘은 누가 당첨됐지?”다. 아침 출근하자마자 하는 일도 인터넷을 통해 ‘2006 월드컵’ 아침게임의 결과를 확인하는 것. 축구를 좋아해서 만은 아니다. 매일 점심이 그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매일 가벼운 내기를 한다. 다음날 오전 열리는 월드컵 경기들로 사무실 직원 세 명과 점수 맞추기를 하고 있다. 이 결과를 토대로 가장 ‘엉터리 예상’을 한 사람이 밥을 사게 되는 일종의 ‘월드컵 내기’인 셈이다.
“이왕 매일 먹는 점심, 월드컵을 통해 축구도 재미있게 보고 점심도 유쾌하게 먹고 싶었다”는 최씨의 설명처럼 요즘 월드컵 내기는 너무나도 흔한 풍경이다. 대기업부터 조그마한 음식점까지 사람들이 모이면 누구나 한번쯤 할 만한 심심풀이인 것.
내기의 형태도 다양하다. 조흥은행에서 근무하는 유창종씨는 행원들과 한국전 스코어 맞추기를 한다. ‘한국 1:0 프랑스’ ‘한국 0:0 프랑스’ 등 점수판을 적어 놓고 직원들이 한 칸에 5달러씩 건 후 승자가 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물론 승자는 간단한 점심을 사거나 보바 등 후식을 제공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한국전에 내기를 걸되 한국이 이기면 A부장이 상대팀이 이기면 B부장이 점심을 사는 식이다. 아시아나의 송석원 부장은 “같이 축구도 보고 이야기를 하면서 점심도 먹으니 일석이조다. 누가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즐거워할 수 있다는 것이 모두의 사기진작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좀 더 복잡한 고수(?)의 게임도 있다. 16강 진출 예상팀을 적어낸 후 가장 적은 국가를 맞춘 사람이 밥을 사거나 골을 넣을 선수에 돈을 걸어 ‘몰아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들 내기에는 각 팀 전력분석이 필요해 축구를 좋아하는 젊은 남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전 스코어나 월드컵 우승국 맞추기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도 많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예상 승리 스코어를 적어 응모함에 넣으면 이를 맞춘 고객 중 추첨을 통해 20∼50달러 상당의 제품 교환권을 증정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의 경우는 6월29일까지 정관장 홍삼 전시판매장에서 독일월드컵 우승팀을 맞추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며 ‘42인치 PDP TV’와 한국 왕복항공권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본국이 더하다. 온라인 샤핑몰 ‘엠플’을 비롯 게임 사이트 등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스코어 맞추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기관을 비롯한 수많은 직장들에서도 ‘스코어 맞추기 놀이’가 성행하고 있다.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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