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결승까지 이끈 지네딘 지단(뒤쪽)이 포르투갈 캡틴 루이스 피구와 포옹하고 있다.
커리어 마지막 경기서 아트사커 이끌고 월드컵 우승도전
‘마지막 경기를 월드컵 결승에서’
축구선수로서 이 이상의 ‘유종의 미’가 있을 수 있을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지네딘 지단(34)은 ‘그레이트 지단’이라는 명성에 걸 맞는 은퇴전을 갖게 됐다. 브라질과의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에서 2골을 작렬하며 프랑스를 사상 첫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지단은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전성기인 1998년을 능가하는 눈부신 플레이로 삼바군단을 또 한 번 울린 데 이어 준결승에선 페널티킥 결승골 한 방으로 ‘유럽판 브라질’ 포르투갈을 침몰시키고 다시 한 번 프랑스를 월드컵 결승에 끌어올렸다. 특히 브라질전에서 그의 플레이는 어쩌면 생애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고 동료 릴리앙 튀랑이 “은퇴해야 사람은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라고 말했던 눈부신 퍼포먼스였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는다는 약속했다. 마지막 경기가 어떤 결말을 예비하고 있던 간에 이제 지단은 오는 9일 오전 11시(LA시간) 베를린 올림픽슈타디온에서 펼쳐지는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위대한 커리어를 영광스럽게 마무리짓게 됐다.
3차례나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지단은 ‘아트사커 매스터’라는 닉네임답게 필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하는 선수다. 신기에 가까운 볼핸들링 테크닉과 수비 2∼3명을 한 순간에 바보(?)로 만드는 절묘한 터닝무브는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물 흐르듯 유연하고 우아하게 플레이의 흐름을 주도해나가는 걸출한 능력을 보유한 진정한 필드의 ‘매스터 테크니션’이다. ‘미드필드의 황제’로서 능력뿐 아니라 빅게임에서 승부의 방향을 바꿔놓는 골 결정력도 뛰어난 그는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와 함께 축구역사상 가장 위대한 창조력을 지닌 플레이메이커로 평가되고 있다.
한때 대표팀에서 은퇴했다가 유럽예선 탈락위기에 몰린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 대표팀에 복귀했던 지단은 결국 팀을 본선은 물론 결승까지 끌어올림으로써 ‘프랑스축구 구원자’로서 사명을 100% 완수해내며 커리어를 마감하게 됐다. 포르투갈과의 4강전 직후 “한 번 더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이라고 말문을 연 지단은 “우리가 우승한다면 우리 팀을 지지해준 이들에게 위대한 선물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중간에 합세한 사람들을 말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지지해준 이들을 말하는 것”고 말해 그동안 프랑스 대표팀에 비판적이었던 팬들과 언론에 대해 ‘일침’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우리는 성공하길 원한다. (성공하겠다는) 무기가 있고 의지도 있다”고 세계정상 탈환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칸과 보르도를 거쳐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면서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예를 거머쥔 ‘위대한 지단’은 이제 위대한 커리어에 걸 맞는 위대한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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