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융자로 8만 4,000달러의 빚을 지고 요리학교를 졸업한 에리카 라이츨린.
졸업후 연봉 2만달러, 투잡 뛰지만 융자상환 너무 숨차
18세때 잭인더박스에서 일을 시작한 릭 파크의 꿈은 쉐프다. 최고의 요리사들이 연예인들 못지않게 부와 명예를 얻는 스타로 뜨는 시대에서 자라온 많은 젊은이들처럼 그도 부푼 꿈을 안고 요리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졸업후 2년이 채 못돼 그의 꿈은 시들었다. 현재 텍사스의 작은 식당에서 시간당 10달러50센트를 받는 파크는 학자금 융자빚을 갚느라 매일 허덕이며 산다. 은행의 빚 독촉 전화를 피하느라 전전긍긍하는 그는 대학교수인 어머니의 도움을 받지만 매달 705달러에 달하는 상환금을 맞추기는 정말 쉽지 않다. 자기 주급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밤에는 바에서 일하며 투잡을 뛰는 29세의 파크는 “취업신청서에 요리학교에서 받은 학위를 기록했지만 여기선 웃음거리밖엔 안된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시간당 10달러50센트를 받는 요리사로 일하는 릭 파크. 2년제 요리학교를 졸업하기위해 4만6,200달러의 학자금 융자빚을 지고있다>
1970년대 마틴 스코르세지 감독에 감동받은 젊은이들로 영화학교가 초만원을 이루고, 80년대 TV드라마 ‘LA Law’의 인기와 함께 법대지원이 급증했던 것처럼 유명 쉐프들이 미디어의 각광을 받는 요즘엔 요리학교가 대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쉐프 지망생들은 변호사나 간호사들과는 다른 난관에 직면한다. 자신들이 선택한 직종엔 학자금 융자를 갚을 만한 봉급을 지불하는 곳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요리학교 졸업생의 11%가 저리의 연방 학자금 융자도 갚지 못하는 형편이다. 전체 학자금융자 상환 불이행 비율은 5.1%다.
요식업계엔 앞으로 10년동안 약 200만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05년 식당요리사의 평균임금은 시간당 9달러 86센트에 불과하다. 문제는 취직이 아니다. 고임금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란 사실이다.
요리학교 수업료는 장난이 아니다. 2년코스가 4만8,000달러에 이른다. 이중 이자 낮은 연방 융자를 받을 수 액수는 3분의 1도 채 안된다. 그래서 대부분은 학교에서 추천하는 은행등 사설기관에서 융자를 얻게 는데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와 융자경험이 없는 젊은 사람들은 아차하는 순간 재정곤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리크 파크의 경우도 샐리 매로부터 융자를 받았다. 졸업후 매달 250달러 정도 갚는 줄 알았는데 첫 청구서부터 월 상환액이 두배가 넘었다. 이자율도 16%가 넘어 앞으로 그가 지불해야할 액수는 4만6,198달러나 된다.
요즘 학자금 융자업체와 대학의 유착관계등 관련 비리가 도마에 오르며 융자시스템 개선요구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요리학교 학생들이 일반학생보다 어려움을 더 많이 겪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측이 누구든 줄리아 차일드나 볼프강 퍼크가 될 것처럼 잔뜩 부추기니까 학생들이 어떤 융자조건에도 다 사인을 하게되지요”라고 학자금융자 개선 로비활동 관계자는 지적한다.
물론 비싼 요리학교에서 미국내 톱클래스 쉐프들이 많이 배출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 지망생에 비해 그 숫자는 너무나 적다. 학교에선 졸업하면 적어도 연봉 3만~4만달러는 받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레스토랑의 요리사 초봉은 2만달러가 평균이다.
현재 쇼가이드라는 안내서에 수록된 요리학교는 447개로 자격증 받는 단기코스부터 4년제 학위받는 대학코스까지 다양하다. 현 재학생 수도 6만2,000명에 이른다. 지원자가 날로 늘어가는 인기분야여서 경쟁도 심하다. 유명학교는 SAT점수도 높아야하고 삭품분야에서 일한 경험도 있어야 입학할 수 있다. 요리만 배우는 게 아니다. 작문에서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스킬과 마케팅까지 각분야의 수업이 다 제공된다. 석사학위 수여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들의 꿈은 식품회사 중역이나 영양학자가 아니다. 그저 요리사가 되고 싶은 것뿐인데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빚더미에 파묻혀버리는 것이다.
2005년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요리학교를 졸업한 에리카 라이츨린은 훌륭한 교육으로 기초 탄탄한 요리사는 되었지만 무려 8만4,000달러의 빚을 지고 졸업했다. 뉴욕의 한 요트클럽과
레스토랑에서 투잡을 뛰는 그는 할아버지의 코사인으로 8% 이자의 재융자를 신청, 매달 600달러씩 갚아나가고 있다.
푸드네트웍에서 스타로 뜨려는 꿈을 가지고 함께 공부했던 32명의 클래스메이트중 아직도 요리쪽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3명에 불과하다고 라이츨린은 말했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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