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위기 불법체류자 돕기
피난처 제공‘신 성전운동’선포
시카고를 비롯한 미 전역 대도시의 교계가 추방 위기에 처한 서류 미비자들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최근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차별 단속에 이민자 커뮤니티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천주교 및 개신교 20여개 교회들은 지난 9일 시카고, 뉴욕, LA, 시애틀, 샌디에고 등 5개 대도시에서 추방위기에 처한 서류 미비자를 보호하기 위한‘신성전운동(New Sanctuary Movement)’을 선포, 향후 이들에 대한 교계의 법적 보호 및 피난처 제공을 선언했다.
시카고지역에서도 이날 교계 지도자들이 오전 11시 시카고 서부 알베르토 연합감리교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신앙심 있는 커뮤니티는 이민자를 추방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주제 아래 신 성전운동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알베르토 교회를 포함한 3개 교회는 추방 위기에 처한 이민자 가정에 대해 법적 도움을 주고 있으며 추방 명령이 내려질 경우 서류미비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이유는 최근 ICE의 서류 미비자 단속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이 체포 또는 추방돼 고통을 받는 이민자 가정이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서류 미비자 부모를 둔 미국 시민권자 자녀들이 부모의 체포 또는 추방으로 인해 졸지에 보호자를 잃어버리거나 부모가 추방된 나라로 함께 이주한 뒤 문화 차이로 고통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ICE는 지난 4월 25일 시카고시내 26번가 소재 리틀빌리지 디스카운트몰을 급습, 16명을 체포했으며 미 전역에서도 ICE의 관련 통계상 추방된 서류 미비자 숫자가 지난 2005년 3만7,000명에서 2006년에는 22만1,664명으로 7배 이상 급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시카고에서 15만명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수십만명의 이민자들이 모여 이민 가정의 분열을 초래하는 ICE의 서류 미비자 단속을 성토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데 이어 교계도 상처받은 이민자들을 치유하기 위해 교파를 초월한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신 성전운동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성전운동을 모태로 한 것으로 당시 종교계에서는 이 운동을 통해 모국의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밀입국한 중앙 아메리카인들의 추방을 저지하고 피난처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펼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피난처를 제공했던 교계 지도자들을 형사법 위반으로 체포했으나 교계는 이에 굴하지 않고 불법체류자들을 계속 보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CE 마크 레이몬디 대변인은 교계의 이번 선언과 관련,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법 위에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며 연방 판사의 추방 명령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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