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헌재, ‘재외국민 참정권 제한’ 헌법불합치 결정
2008년 12월31일까지 선거법 개정해야
앞으로 미국 내 유학생과 주재원 등 단기 체류자들은 물론 영주권자들까지도 한국 국적만 갖고 있으면 한국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의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종대 재판관)는 28일(한국시간) 한국 내에 주소가 없는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은 현행 공직선거법과 주민투표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마침내 해외 한인들의 참정권 회복의 길을 터주었다.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지난 1999년 ‘재외국민의 선거권 제한’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지 8년 만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이에 따라, 한국에 주소가 없는 해외 영주권자들도 앞으로 한국의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국민투표에 참여하여 캐스팅 보트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한인사회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교통상부가 추산한 재외국민(2005년 기준)은 해외 영주권자 170만여 명, 유학생 상사주재원 등 단기체류자 114만여 명 등 약 290만 명이다. 이 중 75%(210만 명)인 만 19세 이상 성인은 그동안 ‘주민등록이 돼 있는 자’만 선거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관련 법 규정 때문에 참정권 행사를 원천 봉쇄당했다.
이번 결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선거법 개정안의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국회가 의지를 갖고 입법 시기를 앞당기면 올해 12월 열리는 17대 대선이나 내년 4월의 18대 총선에서도 재외국민의 선거권 행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재외국민의 참정권 허용이 선거 판세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여야 합의 도출이 쉽지 않고, 해외투표소 설치, 재외국민 신분확인 등 필요한 준비절차도 까다로워 법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헌법재판소의 역사적 결정과 관련 한인사회 인사들과 한인 단체들은 대부분 큰 환영을 표시했다. 뉴욕한인회 홍명훈 대외당담부회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대 환영한다”며 “앞으로 미주동포사회를 위한 한국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김승리 회장은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국회에서 신속한 개정법 통과를 위해 한인사회의 여론을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의 선거 때마다 한인사회가 선거바람에 휘말리고 정치권 줄서기와 커뮤니티 분열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재외국민 참정권 회복조치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재현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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