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정치갈등. 분열 우려
한국 헌법재판소가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은 현행 공직선거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자 뉴욕 한인사회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미주 동포들의 권익이 대폭 신장될 것을 기대하면서도 향후 동포사회 내부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홍명훈 뉴욕한인회 대외담당 부회장은 이날 “늦은 감이 있지만 대환영한다”며 “동포들이 유권자로서 한국 정치에 참여하게 되면 앞으로 미주 동포사회를 위한 한국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윤용 뉴욕한인권익신장위원회 회장도 “헌재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한국 국민으로서 기본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게 원칙인데도 지금까지 미주동포들은 참정권을 박탈당해왔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유명무실해진 한국정부의 재외국민 정책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수 재미주재원클럽 회장 역시 “재외동포들은 한국정부가 끌어안아야 될 자산인 만큼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며 “일단 해외로 파견돼 있는 주재원들과 유학생들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들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하고 더 나아가서는 이중국적도 허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동포들은 당장 올 한국 대선과 내년 총선부터 투표권 행사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희망도 내비쳤다. 방주석 뉴욕지역한인회연합회 의장은 “헌재가 2008년 12월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결정을 내렸지만, 국회가 당장 법 개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가능한 올 가을 한국 대선과 내년 초 총선부터 참정권이 부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동포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될 경우 한국 정치의 잘못된 관행이 자칫 동포사회로 옮겨 붙어 몸살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왔다.
최중근 뉴저지 한인회장은 “해외동포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를 악용해 한국 정치판에 뛰어들려는 소위 ‘해바라기성’ 행동들이 잇따르지 않을까 우련된다”며 “동포들의 참정권은 어디까지나 모국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능력 있는 후보를 뽑는데 기여
한다는 차원에서만 이뤄져야 될 것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정재건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도 “환영하지만 미국에서도 한국에서 처럼 ‘내편, 네편’으로 나뉘어 정치 싸움판이 벌어질까 걱정된다”면서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우선 시범적으로 실시해가며 참정권 부여 범위를 차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이 이뤄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지원·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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