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4년전에도 1차 1위·2차 3표차 고배
현지실사 ‘엑설런트’평가불구 이번에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도전사는 잔혹했다.
지난 2003년 7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캐나다 벤쿠버에 아깝게 무릎을 꿇었던 평창은 4년뒤인 2007년 7월 이번에 러시아 소치에 밀려 두번째 고배를 마셨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유치에 실패한 평창의 동계올림픽 도전사는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1월과 2월 춘천 강릉 용평에서 8일간 개최된 동계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강원도는 좀 더 큰 꿈을 품게 됐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동계올림픽 유치가 그것이다.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지역주민의 염원을 모아 강원도는 이듬해인 2000년 10월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정부에 2010동계올림픽 유치를 신청했다.
당시 강원도 이외에 전라북도도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KOC는 2001년 11월 강원도와 전북의 공동개최를 결정한다. 2002년 1월 강원도와 전북은 IOC에 2010동계올림픽 대회유치를 공식 신청한다. 당시 유치 경쟁에 나선 도시로는 밴쿠버, 잘츠부르크, 베른 등 8개 도시였다.
그해 5월 강원도는 공동개최지였던 전북과 상당한 진통을 겪은 후에 KOC로부터 단독개최 후보지로 선택됐고, 이후 8월 IOC는 집행위원회를 열고 공식후보도시로 평창과 벤쿠버, 잘츠부르크, 베른 등 4개 도시를 선정했다. 하지만 스위스 베른은 주민반대에 부딪혀 유치를 포기, 유치경쟁은 평창, 벤쿠버, 잘츠부르크 3파전으로로 압축된다.
2003년 7월 2일 체코 프라하.
평창은 첫번째 고배를 마셨다. 1차투표에서 51표를 득표 1위로 통과했지만 2차 투표에서 53표를 득표, 56표를 얻은 벤쿠버에 3표 차로 패배했다.
평창은 재차 도전의사를 밝혔다.
이듬해인 2004년 12월 평창은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KOC는 2004년 12월 평창을 국내후보도시로 결정하고 이듬해인 2005년 7월 IOC에 2014동계올림픽 대회유치를 신청한다.
이번에도 7개 도시가 유치 경쟁에 나섰다.
지난해 6월 IOC는 집행위원회를 열고 평창과 잘츠부르크, 소치 등 3개 도시를 공식후보도시로 압축했다.
지난 1월 17개 주제 234개 항목에 대한 유치신청파일을 제출한 평창은 지난 6월 IOC조사평가위원회의 현지실사에서 ‘엑설런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5일 과테말라에서 열린 제119차 IOC총회에서 평창은 다시한번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큰 대회 독식”거부감 때문? >
8년을 기다려온 강원도 평창의 꿈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가운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이하 세계육상) 유치전의 성공이 평창의 실패에 어떤 영향을 미치진 않았는지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사실 아시안게임 개최지를 결정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세계육상 개최도시를 정하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는 동·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OCA와 IAAF 집행이사회 내에 IOC 위원직을 보유한 인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세 기구의 메커니즘은 엄연히 독자적으로 돌아간다.
외형적인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천, 대구의 성공이 평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을 쉽사리 지울 수 없는 것은 국제 스포츠계에 관행적으로 남아있는 `안배의 원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2014년 하계 아시안게임과 동계올림픽이 같은 해에 열리고 세계육상도 시기적인 차이는 있지만 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고 있다면 세 개나 되는 메이저 이벤트를 같은 나라에 몰아준다는 게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IOC 위원들에게 ‘심리적인 부담’이나 ‘보이지 않는 거부감’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치전 막판까지 경쟁 도시들이 올해 들어 한국의 스포츠 이벤트 ‘독식’에 반기를 드는 네거티브 전략을 끈질기게 구사한 것도 사실이다.
평창이 또다시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탈락하자 평창유치단 관계자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본사 전송>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소치가 확정되자 러시아 대표단이 두 손을 치켜들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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