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제전문가 이종덕 객원기자의
’영어로 읽는 문화, 문화로 읽는 영어’(2)
얼마 전에 작고한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는 그의 저서 오리엔탈리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랑스의 소설가 플로벨은 이집트의 창녀를 우연히 만나서 매우 영향력 있는 동양 여성의 모델을 창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여성은 결코 자기 자신에 대해 말을 한 적이 없었고 그녀 자신의 감정이나 자태 또는 경력을 말하지도 않았다. 바로 플로벨 자신이 그녀 대신 그녀를 대변하여 소개하고 재현했다 (Flaubert’s encounter with an Egyptian courtesan produced a widely influential model of the Oriental woman; she never spoke of herself, she never represented her emotions, presence, or history. He spoke for and represented).
동양과 서양의 존재론적이고 인식론적인 구별(an ontological and epistemological distinction)에 기초한 사유 양식(a style of thought)인 오리엔탈리즘은 18세기와 19세기의 유럽 제국주의자들의 종속 국민에 대한 지배와 복종의 맥락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정의하며, 조작, 통제함으로써 동양에 대한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편견을 갖게 하는 문화적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까지 ‘오리엔탈 (oriental)’이라는 단어는 문화적으로 매우 당혹스러운 (culturally embarrassing term) 단어가 되었다. 급기야 2002년에 워싱턴 주는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사람들을 언급할 때 이 단어를 사용 못하는 법안을 발효시켰다 (In 2002 the State of Washington became the first in the U.S. to enact a law to ban the term “Oriental” when referring to people). 대신 “Asian”이라는 말이 사용되길 권했으며 사물을 지칭하는 경우는 허용키로 하였다. (예,‘Oriental medicine’, ‘Oriental studies’, ‘Oriental food’, ‘Oriental carpet’ and so on).
사이드의 분석이 너무 지역적이고 선과 악의 이분법적 논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문명의 화해와 공존을 위해서 오리엔탈리즘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넘어서야 할 정치적 실천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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