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질-수감자 맞교환’ 고수
인질석방 단계 수순 밟을 가능성 높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해 억류됐던 한국인 여성인질 2명이 13일 오후 (한국시간)석방됐다.
억류 26일만에 이번에 석방된 인질은 샘물교회 소속 김경자(37), 김지나(32)씨이다.
이들은 탈레반 근거지인 가즈니주(州) 에스판다 지역에서 아프가니스탄 적신월사(적십자사) 관계자에게 인도된 뒤 앰뷸런스로 가즈니시티로 이송, 우리측에 넘겨졌다.
이에 따라 남은 남성 인질 5명, 여성 인질 14명 등 인질 19명의 석방을 위한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탈레반측 대변인격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매우 아픈 여성 2명을 풀어줬다면서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은 탈레반의 선의와 인도주의의 표시라고 밝혔다.
석방된 여성 인질 2명은 건강 진단을 받고 휴식과 치료를 한 뒤 귀국길에 오르게 된다.
이번 인질 석방은 인질 억류에 대한 이슬람권과 전 세계적 비난 여론을 피하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미국과 아프간 정부에 인질-탈레반 수감자 맞교환 요구를 수용토록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이번 인질 석방으로 `인질 교섭’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고 남은 인질 석방을 위해 탈레반 측과의 대면 협상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인질 2명에 이어 4명의 추가 석방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마디는 나머지 인질 석방은 그간 우리가 요구했던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아프간 정부가 받아들여야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이와 관련,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 10명 전후와 인질 10명 전후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아프간 정부로 부터 확약받을 것을 한국측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탈레반측 입장을 감안하면 남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상당한 난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인질-수감자 맞교환 방식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데다 탈레반 내부의 강.온파 혼재, 우리측의 제한적 협상 카드 등 인질 전원 석방까지에는 수많은 고비가 산재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 탈레반 사령관은 한국측과의 직접 협상에 직전 우리는 몸값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협상 실패시 인질 살해 위협을 가한 바 있고, 마이니치 신문도 한국측이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지 못할 경우 인질들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고 전하는 등 냉.온 기류가 혼재해 있다.
협상장 주변에서는 인질이 석방되더라도 일괄 석방보다 `선(先) 여성, 후(後) 남성 인질 석방’의 단계적 수순을 밟아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고, 자칫 이번 인질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델리.두바이=연합뉴스) 김상훈.강훈상 특파원 h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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