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야 수속완료
한인입국자들 파김치
마중객들 하루종일 발묶여
출발 항공편도 대부분 연발
11일 오후 연방 이민세관국 컴퓨터 시스템 고장으로 입국심사가 전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LA공항 톰 브래들리 터미널은 자정이 다가오도록 큰 혼잡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민국 발표와 달리 정오를 지나면서부터 컴퓨터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정오에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 202편에 탑승했던 300여명의 여행객들도 이날 밤 늦게서야 입국을 수속을 마치고 나올 수 있었다.
입국 수속장 로비는 수백명의 여행객들이 피곤을 참지 못해 대부분 바닥에 주저앉아 시스템 복구를 기다렸고, 통과여객 라운지와 복도들도 여행객들로 가득 찼다.
밤늦게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온 한 여성 여행객이 지친 표정으로 마중나온 가족과 포옹을 하고 있다. <진천규 기자>
특히 상당수 여행객들은 아예 좁은 기내에서 5시간 넘게 대기해야 해 더욱 불편이 컸다. 승무원들이 음료 등을 제공하는 등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수시간 넘게 계속되는 지루함에 일부 승객은 극심한 피로 현상을 나타냈다.
입국장은 더욱 아수라장이었다. 친지 등을 마중나온 수천명의 환영객들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여행객을 기다리느라 지친 표정들이 역렸으며, 이곳 저곳에 전화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 공항측의 안내방송이 계속됐으나 소음 때문에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대한항공편으로 입국하는 딸과 조카를 5시간 넘게 기다리던 세리토스 거주 김숙희씨는 “딸과 조카가 오는 데 조카가 셀폰을 가지고 있어 연락이 오려나 하는 마음에 계속 기다렸다”면서 “나보다 아이들이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어바인에 거주하는 최윤영씨는 “한국에서 오는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는데 연락도 할 수 없어 답답하다”면서 “여기가 미국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뿐”이라고 말했다.
LA 도착 7시간만인 밤 10시가 훨씬 넘어서야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현중(22)씨는 “배터리가 없어서 기내에서 전화를 할 수 없었다. 비행기에서만 4시간을 넘게 기다렸고 내려서 1시간, 입국 심사하느라 1시간이 걸렸다”면서 “빨리 집에 가고 싶다”며 피곤함을 감추지 못했다.
복구가 늦어지자 항공사들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즉각 비번 근무자들까지 출동시켜, 여행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환영객들을 위해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혼란 최소화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타지역 연결편 손님들이 항공편을 모두 놓침에 따라 이들을 위한 호텔섭외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은 12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번 사태는 이날 밤 출발편에도 영향을 미쳐 대부분의 항공편들이 2시간 이상 출발이 늦어졌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여행객들을 기체로 안내할 버스 운전자가 없어 늦어졌다면 믿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컴퓨터 시스템 이상으로 입국심사가 장시간 중단되자 대한항공 공항지점은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판을 입국장에 설치, 마중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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