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총영사관, FTA 홍보 과정서 무능 드러내
시카고 한국총영사관이 한미 FTA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주로 일회성 전시행정만 보여온데 이어 그간 주류 언론과의 직접적 대화 창구조차 마련해놓지 못한 사실을 드러내 총영사관의 기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24일로 예정된 시카고 트리뷴과 권오규 부총리 인터뷰 및 11월8일의 KORUS(KOREA US) FTA 세미나가 이같은 현상의 전형적인 사례. 권 부총리와 트리뷴의 인터뷰와 관련, 한국에서는 재정경제부 명의로 ‘미 현지 언론이 한미 FTA에 큰 관심을 갖고 인터뷰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자료가 배포된 바 있다. 그러나 본보의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으며 시카고 총영사관이 시카고 트리뷴에 면담을 요청, 한달 이상 기다린 끝에 권 부총리 인터뷰 약속을 ‘어렵게’ 받아낸 게 정확한 실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무리한 홍보 지시도 문제지만 이 과정에서 총영사관이 주류 언론과 접촉할 수 있는 기본적 창구 하나 제대로 구비해놓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총영사관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무사안일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오는 11월8일 세미나와 관련해서도 이같은 상황에 대한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실망감만 더해지고 있다. 현재 총영사관은 11월8일 행사와 관련, 주류 언론과의 정식 창구를 직접 만들기보다는 한인 언론사나 세미나가 열리는 켄트법대 미디어 담당의 사적인 친분을 이용, 주류 언론의 취재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미 FTA가 합의된 지난 4월 이후 각 지역 해외공관에는 현지 커뮤니티와 정치·산업계에 FTA의 장점 및 효과 등을 홍보하라는 한국 정부의 훈령이 전달됐다. 시카고 총영사관은 그간 손성환 총영사 등이 민주당 멜리사 빈 연방하원의원 등 연방의원 수 명과 접촉한데 이어 중서부지역 산업계에 한미 FTA를 홍보하고 지지를 요청해온 것은 사실. 하지만 대부분 FTA와 무관한 행사에 참석해 몇마디 ‘덕담’을 주고받은 수준에 불과할 뿐더러 이마저도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어 실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총영사관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현지 정치인들과 교분이 있는 특정 한인들에게 전적으로 의존, ‘정도 이상으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커뮤니티서 실시된 FTA 관련 설명회 역시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개최된 설명회에서는 현지 한인 경제계와 별다른 관계가 없는 FTA 효과가 제시되고 이로 인한 ‘장밋빛 미래’만 강조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인들은 총영사관과의 관계를 고려, 직접적인 실망감 표현은 자제하면서도 ‘설명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며 은연중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총영사관측은 평소 현지 언론과 접촉할 수 있는 연락처를 보유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큰 행사를 맞아 갑자기 준비하다보니 주류 언론사와 연락해 미팅 약속을 잡는 것, 보도 요청을 하는 것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고 말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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