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요 등 나눠주며 6년째 하나님 사랑 전달
코넬대 한인학생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DC를 찾았다. 이번이 여섯 번째.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17일 이곳에 온 학생들은 31일까지 어린이와 놀아주기, 노숙자 돌보기, 주일예배 돕기 등 다양한 봉사를 펼치게 된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 밤. 이날은 특별히 거리로 나섰다. 한국산 밍크 담요, 겨울 양말, 컵라면이 든 두둑한 보따리를 들고 백악관 인근 빌딩과 버스 주차장을 돌았다.
“이렇게 추운데 밖에서 잠을 자야 하다니...”
15가와 펜실베니아 애비뉴 선상의 벤치에 누워있는 50대 노숙자를 발견했다. 이런 날씨는 큰 일을 당하기 십상이다. 밍크 담요를 두겹씩 덮어주고 신발을 벗겨 동상에 걸린 발을 씻는다. 새 양말로 갈아 신겨주자 노숙제 형제의 입에서 ‘God bless you, God bless you!’ 가 연발된다.
손이 얼어 젓가락도 제대로 잡을 수 없는 그게 미리 준비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이는 게 마지막 순서다. “그대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학생들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마틴 루터 킹 도서관으로 급히 향한다. 잘못하면 얼어죽을 수도 있는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담요 한 장은 너무 긴요한 응급 조치다.
학생들을 인솔해온 장석준 목사(코넬한인교회 청년부)는 “우리 주변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이번 선교는 학생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체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나눔공동체 대표 최상진 목사는 “쉘터가 모자라거나 혹은 그곳에 가기를 꺼려 거리로 나선 사람들에게 추위와 배고픔, 폭행이 엄습하는 밤은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누구도 돌보지 않는 거리, 휴일 쇼핑가의 휘황찬란한 불빛이 미치지 못하는 골목들을 이날 밤 한인 천사들이 헤매고 있었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