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참모 지휘 대학 유학(1)
나는 미국 유학을 위해 야전군을 떠나기에 앞서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이 되었다. 그리고 나의 참모부장으로 있던 원태섭 준장과 함께 당시는 미국 육군대학으로 불렸던, 미국 미주리 주에 위치한 캔사스시티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 되는 Ft. Leavenworth에 있는 ‘Com mand and General Staff College’(미 참모 지휘 대학)의 1954년도 정규과정(1년)으로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다. Ft. Leavenworth는 미주리 강변에 위치했으며 육군 형무소가 있는 곳으로 이름이 더 알려져 있는 듯하였다. 나는 첫 유학이라 흥분된 기분이었다.
휴전 후 미국 군사 당국에 의한 고급 지휘관들에 대한 훈련 과정의 일부로 시작되었다. 도합 10명(소장 5명, 준장 3명, 대령 2명)의 고급 지휘관이 보내졌으며 그중 민기식, 김용배 소장은 대장으로 육군 참모총장에 심흥선 준장과 유병현 대령은 대장으로 합참의장을 지냈다. 민기식, 심흥선 대장과 5.16을 반대한 최석 소장, 그리고 석주암 소장과 김홍규 대령은 이미 고인이 되었다. 그 외 원태섭, 이치업 준장이 동기생이다.
미 참모 지휘 대학은 미국의 정규군 대위에서 소령급 장교들이 야전에서 군 사령부 이하의 지휘관과 참모들에게 필요로 하는 군사학을 가르치는 곳이었다. 미국 호국군 간부나 고위급 장교를 위한 단기 6개월 코스인 Associate course 도 개설되기도 하였다. 이 학교보다 상급 단위로서 Army War College 및 Industrial College 등이 있었으나 우리 시절에 보내진 최고위급 학교가 참모 지휘 대학이었다. 교장은 소장이었고 교관은 중령급 장교로 구성돼 있었다. 미국과 관련이 있던 외국 고위급 장교들이 파견되어 와 있었다. 일본과 대만에서 각각 2명의 대령과 많은 남미 유럽 중동 동 남 아시아 지역에서도 장교들이 파견돼 있었다. 우리 전 해에는 대만에서 장개석 씨 아들 장경국 소장과 중미에서 대통령 아들이 와있었다 한다.
한국에서 우리에 2년 앞서 참모총장직을 떠난 정일권 장군이 강문봉 소장과 같이 와있었고 다음해에는 육참총장을 떠난 이종찬 장군이 비서실장을 지낸 안광호, 정래혁 당시 대령들과 같이 와있었다. 우리는 미국 학생과 교관들과의 신분상 불편을 덜기 위해 임시 대령 계급으로 조정해 파견된다는 방침이 토의 되다가 원 계급을 가지고 오게 되어 교실에서와 학생간의 사교에서 어색함을 경험한 바 있었다.
정식 학과 개시는 9월이었으나 어학 준비를 위해 우리 일행은 7월초에 학교에 도착, 약 1개월 반에 가까운 영어 학습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과 달리 우리가 사용했던 비행기는 플로펠라 비행기로 미 본토를 오기 위해서는 괌과 하와이 섬을 거쳐야 할 시절이었다. 나는 괌 섬에 밤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무더움과 미 본토 샌프란시스코 근처 트라비스 군용 비행장에 주차하고 있던 근로자들의 차량의 떼들을 보고 놀랐으며 비행장 내에서 안내된 뷔페 카운터에서 서비스 없이 소장 별을 어깨에 단 채 자기가 필요한 음식을 스스로 골라오는데 따른 창피함과 남기지 아니할 분량을 고르는 어려움을 느껴본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불과 2일이 안되는데 비행기 안에서의 기름기 음식에도 괴로움을 느꼈다. 트라비스 비행장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Pullman 침대차를 이용 캔사스까지 기차 여행을 통해 미국의 남서부 평원의 허허 벌판을 구경할 수 있는 경험을 얻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고급한 여행을 한 셈이다. 우리 일행 중에는 역내 화장실에서 자동 열쇠 장치에 걸려서 나오지 못하는 경험도 한 적이 있었다. Fort Leavenworth는 미주리 강 언덕 위에 위치한 좋은 경관을 가인 공원과도 같았다. 숙소까지는 자동차로 한참 들어갔으며 일반 가족 숙사를 지나는데 비키니 바람에 집 앞에서 태양욕을 즐기고 있는 부인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더욱이 이게 군대 병영 내에서의 풍경이라고는 상상을 할 수가 없었다.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한참 걸렸다. <계속>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