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유권자 5만명에 ‘투표권’ 찾아줘
MD 월트 위트만고 새라 볼턱양 ‘큰 일’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5만명의 신규 10대 유권자들에게 올 대선과 예비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는 권한을 찾아준 영웅은 한인 학생이었다.
본보 23일자 5면에 보도된 ‘한 여고생의 힘으로 5만명이 투표권을 되찾았다’는 기사의 주인공 새라 볼턱 양(17). 그녀는 특허청에서 심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어머니 유미숙씨와 경제분석가인 아버지 리차드 볼턱씨의 무남독녀 외동 딸이다.
현재 베데스다에 소재한 월트 위트만 고등학교 12학년인 새라 양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냥 무시되고 말았을 뻔 했던 5만명의 젊은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너무 신나는 일”이라며 “선거 참여는 주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말했다.
대학에선 엔지니어링을 전공할 예정인 그녀가 정치에 뛰어든(?) 것은 버락 오바마 연방상원의원(일리노이·민주)의 매력 때문이다. 변화를 외치며 당당하고 패기 넘치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젊은 후보를 보고 꼭 그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었다. 새라 양은 “이번 선거는 젊은층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주변에 오바마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친구들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생일이 7월21일이어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18살이 되려면 반 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 2월12일로 예정된 메릴랜드주 민주당 예비선거 규정 역시 18세 이상이 참여 자격이었다.
지난 수십년간 대선 당일 18세가 되는 17세 유권자에게 메릴랜드주 선거관리위원회가 예비선거 투표권을 줘왔으나 2006년 주법원의 새로운 판결로 규정이 달라져 있었다.
싸우기로 결심했다. 아버지 리차드씨가 적극 도왔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했고 결과는 대성공. 선관위로부터 투표를 해도 좋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언론의 조명을 받고 아버지와 각 인권단체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쉽게 일이 풀렸다”는 새라 양은 “앞으로도 전공할 분야는 아니지만 정치에 적극 관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만족스러울 만큼 ‘한국적’인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엄마가 만들어주는 한국 음식을 즐기는 새라 양은 학교에서는 올 A를 받는데다 SAT에서 영어는 만점, 수학은 1개를 틀린 재원이다.
현재 NIH(국립보건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있으면서 제3세계 예술가들을 돕는 비영리단체 ‘Ten Thousand villages’에서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새라 양은 요즘 지역 언론의 취재 요청에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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