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에 하늘이 무너질 듯한 천둥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빗소리는 걱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우기철이 되면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지난 해에는 교회 건물 바닥이 비어 보수 하지 않으면 주저앉을 상황이었습니다. 은혜교회 학생들과 전 성도가 함께 눈물로 간구하여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3월11일 이메일)”
“박사장님, 너무나 감사합니다. 교회가 무너지고 사택이 쓰러지고 있습니다. 현지인 전도사님과 사찰 집사님이 피신을 가야할 형편이었습니다. 정밀 진단을 하였더니 2,500달러가 공사비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희들은 방법이 없어 기도만 하고 있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면 상황을 사진 촬영하여 보내 드리겠습니다....(3월15일 이메일)”
워싱턴 지역 한인들이 청취하는 단파 라디오 ‘워싱턴 미주방송’으로 긴급히 날아든 이메일을 보고 박용찬 사장은 우선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것은 당연히 방송이었다.
현지 주민들을 위해 단기선교를 갔다가 3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 25세 아가씨의 캄보디아 사랑 얘기가 흘러나가기 시작했다. 원래 이름은 김연희. 요즘은 성을 ‘캄’으로 바꾸어 캄연희로 통한다. 대학에 다니다 한 번 떠난 선교로 그의 인생은 바뀌어 있었다. 한국의 모 교회에서 파송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그는 20대 연약한 여성의 몸으로 힘든 사역을 거뜬히 해내고 있었다.
“지난 번에도 하수구 시설이 좋지 않아 더러운 오물들이 올라와 온 동네에 가득 찼었습니다. 걱정과 함께 자고 일어나니 예상 대로 동네가 구정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캄연희씨가 보고 경험한 교회의 딱하고 애절한 사연을 박 사장은 그대로 전했다. 지난 17일에는 방송에 직접 연결해 캄연희씨의 목소리를 내보냈다. 그러자 청취자들의 마음이 움직였고 선교 후원금이 답지하기 시작했다.
엘리컷 시티에 거주하는 이순재씨가 1,000달러를 보냈고 알링턴 노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할머니와 북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할머니도 적지 않은 돈을 보탰다. 이렇게 2,500달러는 모아졌고 박 사장은 바로 현지로 송금했다.
캄연희씨를 알게 되면서, 세계기독방송인 컨퍼런스 참석차 지난 25일부터 3월4일까지 캄보디아와 싱가폴을 방문했던 계기로 박사장에게도 이젠 캄보디아가 각별한 나라다. 전기와 전화가 보급이 안돼 전봇대가 없는 나라, 선상(船上)에서 식생활과 용변을 해결하는 나라, 신비의 앙코르와트 유적이 있는 나라 캄보디아를 둘러보고 온 박 사장은 “한인 크리스천들이 불교가 국교여서 개종하면 박해를 받는 나라에서 종교 개혁을 일으키고 있더라”고 했다.
또 박 사장은 “그런 가운데 젊은 여성이 청춘을 받쳐 굶주리고 헐벗은 주민과 어린이들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보고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다”며 “형식적인 선교가 많아 비판적인 눈으로 볼 때가 있었는데 이번에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방송 덕분에 기적은 일어났고, 캄연희씨의 최근 이메일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사장님, 은혜교회 공사는 시작했어요. 막상 기초 공사를 하고 보니 교회 건물을 지탱하는 기초 부분에 흙이 텅 빈 상태였어요. 보시는 사진은 교회 건물 공사이고요. 다시 한 번 감사 드려요. 계속 공사 진행 사진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캄보디아에서 간구하며 총무 캄연희 올립니다. (3월22일 이메일)“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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