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의 맏아들로 태어난 손형식 목사(사진)는 천성적으로 리더의 기질을 지녔던 모양이다. ROTC 4기생으로 부하 병사들을 통솔했던 그는 결혼하자마자 미국행을 선택했다. 그후 동생 손인식 목사(LA 베델한인교회)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이 미국으로 건너왔으니 손 목사가 개척자 역할을 한 셈이다.
동생들 뒷바라지 하느라 목회에 직접 뛰어들 생각을 못하다가 늦게 안수를 받게 된 것은 복음에 대한 열정 하나 때문이었다. 손 목사는 “나이가 들수록 그 열정이 더 커져 뿌리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필그림교회를 개척해 달려온 지 올해로 어언 10년. 손 목사는 “하나님이 사도 바울에게 주신 ‘네 은혜가 족하다’는 말씀이 그대로 해당된다”며 “행복한 목회자로 행복한 성도를 섬겨온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행복한 목사의 소원 역시 리더답다. 현지 임관된 소대장처럼 영적 전투에서 앞장서야 마음이 놓이는 그로서 성도들의 영적 안위에 대한 부담감이 늘 마음을 짓누른다. “천국에서 인원 점검을 했을 때 누락이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그가 목양했던 성도 100%가 천국에 입성해야 한다는 야무진 목표를 세웠다. 그러자면 구두끈도 안풀고 야전침대에서 자며 항상 비상 대기하는 소대장이 안될 수 없다.
장수에게 가장 든든한 건 잘 훈련된 병사들이다. 규모가 몇 천 명이 되는 것도 좋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의 뛰어난 군사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구원의 확신을 갖고, 말씀 위에 서며, 뜨거운 성령의 사람이 되자고 성도들에게 올해 목표를 제시했다. 교회 중심으로 가족을 이루고, 선교와 전도에 열정을 품으며, 경건한 성도의 삶을 살아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2세 교육의 성공이라는 비전도 있다.
머리와 가슴, 손과 발이 제 기능을 다하는 크리스천, 전인격적인 크리스천, 영성과 이론, 행동을 균형 있게 갖춘 크리스천이 되자는 손 목사의 외침에 따라 성도들은 릴레이 기도, 새벽기도에 열심이다. 기도 용사로 매일 30분 이상 헌신하겠다고 200명이 서약했다.
맥클린에 있는 미국교회 건물을 빌려 3년간 사용하다 버크에 소재한 현재의 성전(4925 Twinbrook Rd., Burke)으로 이전해온 후 나름대로 한인 커뮤니티의 영적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면 그건 목회 시작부터 ‘복음’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결심한 손 목사의 고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다원화, 다문화 시대에 ‘오직 예수’ ‘부활’ ‘십자가’ ‘천국’ ‘지옥’을 가감 없이 전하고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고 부르짖는 손 목사의 설교는 쉬우나 매우 도전적이다.
그러나 고국을 떠나 40년 가까이 이민자로 살아왔으면서도 ‘코리안’이란 문신은 절대 지워질 수 없는 법. 손 목사는 “우리 자녀들에게 ‘코리안’, ‘아메리칸’, 크리스천‘이란 세 가지 정체성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며 “다니엘, 느헤미야 처럼 외국인으로서 이스라엘 회복에 크게 기여한 성경의 인물들이 좋은 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인들이 2,000년간이나 흩어져 살다가 나라를 다시 세운 것이 투철한 민족의식과 언어교육 때문이었다면 한국학교를 통해 뿌리교육에 힘쓰고 KCC(한인교회연합)와 협력해 탈북자 지원에 앞장서는 등의 사역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손 목사는 KCC 워싱턴 간사를 맡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전국을 돌며 성경을 강의 하는 사람이 되려고 했었는데 목회자로 여기까지 왔다”는 손 목사는 “앞으로도 복음으로 승부를 거는 목회를 하겠다”고 말했다.
필그림교회는 19일(토) 오후 7시30분, 20일(일) 저녁 6시에 10주년 축하 문화 행사 및 기념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문의 (703)978-1600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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