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로 몸살을 앓는 워싱턴 한인사회의 직장과 가정에서 ‘아나바다’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아나바다’란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말의 줄임말로 IMF 사태 이후 한국에서 급속히 유행한 물자절약 및 재활용 활성화 운동을 대표한다.
고유가와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 등 이중고 속에서 ‘올해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는 비명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가운데 워싱턴 한인사회에 요즘 들어 아나바다 운동이 불경기 신풍속도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슬기롭게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자며 물자절약을 생활화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
애난데일에 위치한 모 회사 직원들은 퇴근할 때 컴퓨터와 사무실의 전원 및 냉난방 조절기 끄기를 비롯, 사무용품 아껴 쓰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또 일회용 컵 대신 직원들이 각자 전용 머그컵을 사용하도록 해 불필요한 지출도 줄여나가고 있다.
한인 기업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여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화장지와 종이 타월 아껴 쓰기에 나섰고 사무실에서 마신 소다음료 캔도 꼬박꼬박 리사이클 빈에 모으고 있다 “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매년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생활비도 올랐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얄팍한 월급봉투에 지쳐버린 한인가정 주부들도 물자절약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첫아기를 낳은 한모씨(센터빌 거주)는 직장동료들에게서 유아복과 장난감을 받아쓰고 있다. 아기들이 너무 빨리 자라 몇 번 옷을 입히지 못하고 자라고 백일, 돌 선물로 받아 놓고는 한 번도 입히지 못했던 옷들도 많다.
김은주(훼어팩스 거주)씨는 요즘 이웃들과 ‘코스트코’등 대형할인매장을 찾아 생필품을 공동 구매, 생활비를 아끼고 있다.
또 집에서는 페이퍼 타월을 반으로 잘라 아껴쓰고 있으며 그로서리 마켓을 갈 때는 장바구니용 토트를 가져간다. 몇 센트라도 깎아 주기 때문. 또 한달 3~4회 였던 외식도 절반으로 줄여 ‘긴축생활’로 돌아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시 USA(www.missy usa.com)’와 ‘크레이그 리스트(washigtondc.
craiglist.org)등에서도 물물교환, 벼룩시장, 유아 용품 판매 등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아나바다 ‘운동을 전개, 상설 재활용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굿스푼 김재억 목사는 “재활용품 활용을 통해 물자 절약은 물론 환경보호, 감사함을 배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인사회를 포함한 미국의 불황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실업률도 갈수록 높아가는 불안한 경기상황이 지속되면서 한인들의 아나바다 운동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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