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16일 조승희 군이 권총을 양 손에 들고 무차별 난사하여 죄 없는 같은 대학교 학생과 교수 32명을 살해하였다.
안타깝고 끔찍한 사건이지만 우리는 한 해도 못 되어서 까마득히 잊어 가고 있다. 생존자인 데렉 오델은 팔에 생긴 상처는 아물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깊다고 말한다. 어디를 가든 탈출구부터 찾으며 작은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고, 조승희가 207호 강의실 문을 열고 자기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장면과 친구들의 붉은 피가 낭자한 강의실의 지옥 같은 장면이 따라 다닌다고 한다.
우리는 이 사건을 깊이 반성해 봐야한다. 이런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방책이 무엇인지 다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버지니아텍 당국과 버지니아 주정부가 함께 여러 각도로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확실한 성과가 있는 것 같지 않다. 교실에서도 학생들과 교직원이 권총을 휴대하도록 하면 이런 끔찍한 사건을 방지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철없는 아이들에게 총을 휴대하도록 한다면 더 큰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권총이나 총기를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없애야 한다. 가방에서 연필 깎는 조금 큰 칼을 소지해도 안 된다고 야단법석인데도 권총이 학교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총기류를 학교에서는 물론 거리에서도 몰아내야 한다.
위험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마음을 순화시키는 교육이 시급하다. 사람을 죽이는 일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사소한 일도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데 어떻게 이런 끔찍한 사건이 되풀이 되는지, 상상도 못하는 방향으로 변하는지 앞이 캄캄하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사회가 우리 한국 사람이 염려하는 것 보다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말할 기회가 있었다. 동두천 여중생 사고와 LA 폭동 사건을 비교하면서 버지니아 사람들의 사건 수습은 선진국다운 면모를 보여주어서 감명 깊었다는 반응이었다.
한국 사람들 다수가 미군 훈련 중 발생한 사건을 한미 간의 갈등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었는데, 미래에는 한층 차원 높은 방향으로 사건을 수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데 공감하였다. 미국인들은 조승희 사건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인을 포함한 모든 미국인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가해자나 피해자의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너무나 가슴 저미는 사건이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함께 책임질 일이다. 특히 한인 사회가 반성하고 자녀 교육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되겠다. 버지니아텍과 주 정부 관계 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여 몇 가지 결과를 내어 놓았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명이 점점 발달하고 있다고 하나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가 문제이다. 사람 목숨을 경시하는 사상이 만연되어 가고 있고, 비디오 게임에 도취하여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착각하는 아이들이 돌아다니며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하다.
제2의 조승희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1세대들은 하루하루 살기 바쁜 중에서도 비전을 가지고 살았으나 아이들의 고민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이 그렇게 큰 사건으로 터질지 상상도 못했다. 또 다른 조승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가 목적지에 좀 늦게 도착하더라도 아이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함께 노력하여 부모보다는 먼저 아이들의 Vision 을 위하여 노력해야겠다.
교회는 많으나 아이들 마음속에 사랑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가정은 사랑이 메말라 가고 학교에서는 지식만 가르치고 있고 아이들을 바르게 교육시키지 못하고 있다. 비통해 하는 유족과 친지들을 위하여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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