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와 이름 같다” 수녀 등 무더기 올려 100만명
수녀와 베트남 참전용사 출신 항공기 조종사, 주지사 아내의 공통점은?
바로 미국 정부가 작성한 테러리스트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2001년 9.11테러 발생 후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 명부를 보강하면서 엉뚱한 사람들을 명부에 올려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법무부 감찰관이 낸 보고서를 인용해 연방수사국(FBI) 산하 테러리스트 검색센터(TSC)에서 관리하는 테러리스트 명부에 지난해 4월까지 무려 70만명이 이름을 올렸으며 이후 월 평균 2만명의 정보가 추가돼 현재는 1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난 주 밝혔다.
이 가운데는 미국 가톨릭 주교협의회에서 교육을 담당했던 글렌 맥피 수녀와 테드 스티븐스 연방 상원의원의 아내인 캣 스티븐스, 베트남 참전용사인 항공기 조종사 로버트 캠벨도 포함돼 있다.
맥피 수녀는 ‘맥피’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한 아프가니스탄 남성으로 인해 명부에 올랐고 스티븐스는 동명이인인 어느 가수가 이슬람교로 개종하면서 ‘유수프 이슬람’이라고 개명해 명부에 오르게 됐다.
그 가수는 테러 전과가 없지만 중동식 이름을 사용하는 바람에 테러리스트 명부에 오른 처지였다. 캠벨 역시 뚜렷한 이유 없이 명단에 올라 동명이인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이들은 공항에서 신원조회에 걸려 항공기 탑승을 거부당하고 신원확인 과정에서 공항 보안관과 말다툼을 벌이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ACLU의 배리 스타인하르트는 “100만명에 이르는 시민을 테러리스트 명부에 올린 건 바보 같은 일”이라며 “테러리스트 명부에 오른 사람의 수가 미국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2만명이라고 해도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TSC의 책임자인 레너드 보일은 이에 대해 테러리스트 명부에 100만명이 올라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테러리스트 명부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명부는 막상 유력한 테러 용의자에 관한 정보를 누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미국의 테러리스트 명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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