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곳은 아프리카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한다. 숱한 내전과 동족간의 학살로 나라 전체가 피멍이 들어 있는 그곳.. 그곳에서 모든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줄기 희망이기를 소원하며 그들을 돕는 일을 한다.
한끼를 먹을 몇센트가 없고, 그 흔하고 흔한 해열제가 없어 아이들을 저세상으로 보내야 하는 막막한 곳… 남편을 전쟁으로 잃고 아이들을 키울 능력이 없어 몸을 팔아 생계를 꾸리는 여성들이 허다하게 많은 비참한 곳… 배가 고파 구걸을 자청하고 나선 수많은 아이들이 거리마다 넘쳐나는 혼란스런 곳…
그곳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때면 내 가슴한켠도 막막하고, 비참하고, 혼란스러워진다.
이렇게 풍요로운 세대를 살면서 지구 한쪽에 그런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때로는 믿기조차 어렵다.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무엇보다 내 맘을 흔들어 놓는 것은 어린 아이들에 관한 가슴아픈 이야기들이다. 잘 먹지 않는 아이때문에 매끼마다 무엇을 해서 먹일까 궁리를 하면서도 어디에 좋다더라 하면 그것도 먹여 보고 싶어지는 것이, 특별히 먹이는 것에 유난히 집착하는 나로써는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여간 가슴이 아픈게 아니다.
가끔 나는 내 아이에게 그곳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곤 한다. 누더기를 걸치고도 까만 얼굴에 유난히 눈이 예쁜 그 아이들이 책속이 아닌 지금 지구촌 어딘가에 살고 있는 너와 같은 아이라는 걸 말해 주고 싶어서….
가끔 엉뚱한 장난감을 사달라고 졸라대는 아이에게 “이 돈이면 네가 불쌍한 아이들 10명은 밥 사줄 수 있겠다” 하고 설명을 해 주곤 한다. 그럴때마다 아이가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것을 순순히 포기해 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은 내게 도리어 “이건 몇명을 사줄 수 있는데?”하고 반문 하기도 한다.
우리 집에는 작은 저금통이 여러개 있다. 열심히 코인을 모아서 불쌍한 아이들 밥사주는데 쓰자며 아이와 함께 모아두는 것이다. 물론 아빠, 엄마 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코인들을 주워서 인심쓰듯 저금통에 넣지만, 내 아이 마음속에 같은 세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써, 지구촌이라 불리는 이 크지만 가까운 곳에서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불쌍한 마음,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그들에 대한 작은 의무감을 잊지 않고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금은 예방주사 맞기 싫어서 절대로 절대로 안갈거라고 손을 내 젓지만, 언젠가는 내 아이를 대리고 그 아이들을 만나러 가리라. 까만 얼굴에, 유난히 눈이 예쁜, 웃는 모습이 여느 아이들과 똑같은 천사의 모습인 사진속에 그 아이들을 내 아이에게도 보여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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