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심한 복통이 생겼다. 몇달 전에도 같은 증상이 있어 병원엘 갔다가 위액이 역류하는 GERD라는 위장병이라며 약을 처방받았지만 괜찮아진 것 같아 복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두어주 전부터 복통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처방받은 약을 아침 저녁 열심히 먹기 시작했지만 별 효능이 없는것 같아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좀더 독한 약을 4주만 더 먹어보고 그래도 효험이 없으면 내시경을 하자고 한다.
아침에 한알 저녁에 한알 먹어야 하는 약을 자꾸 잊어 버린다. 나의 깜빡이 건망증을 어떻게 미리 알았는지 영낙없이 그놈의 복통이 또 나를 괴롭힌다. 남편은 나만 보면 입버릇처럼 “약 먹었어?”한다. 자기도 아침마다 혈압약을 먹는다. 나란히 서서 각자의 약을 물한컵 쭉 들이키며 꿀꺽 삼키는데 문득 ‘이제 우리 부부도 아침마다 약을 챙겨 먹어야 하는 나이가 된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글프다기보다는 넋놓고 하늘만 바라보다 지나가는 버스를 다 놓쳐버린 것처럼 ‘아차! 내가 여태 뭘하고 있었지?’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반평생 살도록 내가 무얼 했나? 딱히 내세울 만한 게 없다. 바둥거리며 먹고 사는 일에 휘둘리는 사이 아무것도 해낸 일 없이 그렇게 허무하게 시간은 시간데로 가고 나이는 나이데로 먹어 버리고 말았으니.
애초 어린 시절 꿈꾸던 꿈들은 다 어디 갔으며, 그 아름다운 미래는 언제나 만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가 결심하고, 결심한 것을 이루기 위해 한발짝 내딛기까지의 시간은 왜그리도 긴건지, 끝도 없이 세웠던 수많은 계획들은 현실의 맛을 보지도 못하고 머리속에서 기억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또 사라져 버린다.
급한 일부터 급한 일부터… 하다가, 정작 중요한 일은 하나도 못하고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는 어느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떠오른다.
정말 이제라도 늦지 않은 것일까?
반복되는 하루 하루의 일상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는 그 일상을 깨고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두렵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복은 끝도 없이 반복되다가 마지막 날을 허무하게 맞게 될게 너무나도 분명한데…. 분명한 걸 안다고 하면서도 깨고 나오지 못하는 것은, 불확실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겠으나… 그래도 할 수 없는 그날이 오기 전에 마음 속에 묻어만 두었던 계획들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실천해 보아야 하겠다.
인간은 누구나 지은바 하나님의 목적을 가지고 이세상에 태어났다고 한다.
그분은 나를 어떻게 사용하시고 싶어 하실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