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꺼려지고 싫어지게 된다. 우리 전통 문화예술도 그런 피해를 본 셈이다. 20세기 전후 서양의 문화가 물밀 듯 몰려들면서 ‘개화’라는 말이 시대의 흐름을 이루었다.

‘개화’의 본래 뜻은 사람의 지혜가 열리고 사상과 풍속이 진보함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다시 새겨보면 개화란 좋지 않았던 혹은 미발달 된 상태에서 좋은 상황 또는 발달된 상태로의 전환이라는 뜻이 된다. 그러면 개화기 이전의 우리문화 전통예술은 모두 발달되지 않은 것이고 건전한 사상과 진보된 풍속도 없다는 것인가? 그간 우리는 은근히 우리다운 것은 업신여기고 서양적인 것은 우수하게 여긴 측면이 있다.

이러한 사조는 바로 정보 부족, 지식의 차단에서 형성된 것이다. 일제는 우리의 공연예술 활동을 막아 일반사람들이 향유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진정한 우리 것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갖춰지기도 전에 새로운 문물이 몰려와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나마 끊이지 않은 것은 몇몇의 뜻있는 예술인들이 천직이려니 하고 행하여 왔던 결과이다.

글로벌시대에 즈음 하여 우리의 안목도 많이 변화 하여 우리 문화 우리 예술에 대한 편견은 많이 없어진 듯하나 좀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이 갖춰져야 하겠다.

사람들과의 관계이든 전통예술에 대한 태도이든 정보나 지식이 없어서 혹 부정적인 선입관으로 인해 좋은 대상도 싫은 대상이 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무엇이든 바르게 알아야 편견과 선입관을 넘어서고 또 그로 인한 오해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이다.

정혜란/한국무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