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배심원 통지를 받았다. 정해진 시간에, 지정된 법원으로 갔다. 건물 입구에서 비행기 탑승 수속 하듯이 열쇠, 동전, 핸드폰 등 소지품들을 빈 바구니에 담고 손가방과 같이 검색장치를 통과했다.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이전 배심원들의 경험담을 비디오를 통해 봤다. 그리고는 재판정으로 불리기까지 기다리며 영화를 봤다. 뉴욕 박물관을 소재로 한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대기실에는 커피와 차가 준비되어 있고, 여러 대의 컴퓨터와 잡지와 많은 책들이 있었다.
영화 보는 사람, 책 읽는 사람, 컴퓨터 하는 사람, 베란다에서 기다리는 사람 등 모두가 배심원으로 호명되기까지 기다린다. 영화가 끝나니 텔리비전을 켠다. 바쁜 사람을 불러놓고 이게 무슨 짓이냐고 불평할 만도 했다. 그러나 배심원으로 부름 받은 나는 기다리면서 즐거운 마음이었다.
일 년에 한번 배심원으로 사회정의와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나라에 고마웠다.
미국은 참으로 위대한 나라다. 빈부귀천 따지지 않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들으려는 참으로 겸손한 나라다. 모든 사람을 다 포용하는 큰 그릇, 큰 나라다. 못 사는 나라일수록 많이 따지지만, 미국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자주 이런 곳으로 부름 받아 한 시민으로서 충성을 다하고 싶었다.
점심시간이 끝난 후 출석을 확인하고 다시 ‘행복의 추구’란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끝난 후 3시쯤 배심원으로 참석했다는 증서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즐거운 하루였다.
이신성/풀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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