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전성시대’ 이후 간판스타 부재로 주춤했던 ‘LPGA 코리아’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기세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박세리(31)가 혜성처럼 나타난 1998년부터였다. 그해 혼자 4승을 거둔 박세리는 2001년과 2002년에도 5승씩 쓸어 담으며 한국 선수들이 7승, 9승을 올리는데 앞장섰다.
‘LPGA 코리아’는 2006년 11명이 똑같이 1승씩 올리며 11승을 거둔 것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지만 팬들의 기억에는 오히려 2000년대 초반 박세리의 전성기가 더 강렬하게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당시 박세리의 ‘맨발투혼’을 보고 골프채를 잡기 시작한 이른바 ‘박세리 키즈’가 주축을 이룬 지금의 ‘LPGA 코리아’는 지난해 신지애가 투어 회원도 아니면서 3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2008년 9승, 올해는 이제 겨우 중반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6승을 합작했다. 2006년 11승을 거둘 당시 같은 기간 8승에 비해 2승이 모자라는 페이스지만 3주 연속 우승에 메이저 대회 2연패를 이룬 모습은 그때 보다 훨씬 강해 보인다.
그해 한국 선수 가운데 상금 랭킹이 가장 높았던 선수는 김미현(32)의 6위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신지애가 1위에 올라 있는 것을 비롯해 김인경이 3위, 지은희가 5위 등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해서 뿐 아니라 ‘박세리 시대’와 비교해도 내용 면에서 앞선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당시에는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등 외에는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정해져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우승 후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이들은 최근 2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을 세 차례나 해내며 ‘박세리 시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신지애는 한국인 최고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았고, US여자오픈 타이틀은 지난해 박인비에 이어 올해 지은희가 2연패를 이뤘다. 그리고 김송희와 최나연이 ‘위너스 클럽’에 가입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한국 선수들에 맞서는 강력한 대항마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마저도 뜸한 상태다. 오초아의 기세가 1~2년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약해졌고 크리스티 커(미국), 청야니(대만) 등의 위력은 왕년의 소렌스탐과 비교할 수 없다.
여기에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미셸 위까지 첫 우승 물꼬를 튼다면 LPGA무대에서 ‘코리안 파워’는 단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AFP통신은 LPGA 최종 순위 기사에 항상 “한국 선수는 따로 국적을 표기하지 않는다”는 붙임말을 곁들이는데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LPGA 코리아’는 신지애(아래), 이은정(가운데), 지은희의 3주 연속 우승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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