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풍금을 아는 청소년들이 있을까? 그러나 찬 마룻바닥에 전기도 없는 교회당 안에서 주일학교 교사가 들려주던 풍금소리는 60대 이상 한인 크리스천들에게 추억 이상이다. 힘들고 배고팠던 시절을 연상케도 하지만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던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믿음의 선배들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기억이다.
한국일보에 ‘축구 인생’ ‘평신도 인생’이란 타이틀로 수년간 글을 기고해 왔던 한성호 목사가 칼럼집을 냈다. ‘그리운 풍금소리’라는 제목은 옛날의 때 묻지 않았던 신앙을 되찾자는 저자의 바램을 담고있다. 손양원 목사, 길선주 목사,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의 믿음을 본받자는 호소다.
‘그리운 풍금소리’에 수록된 칼럼은 총 77개. 태극축구회장을 지내는 등 축구계에서도 원로로 통하는 한 목사가 초기에 썼던 축구 칼럼 12개와 본보 오피니언 란에 게재됐던 10편의 글, 그리고 나머지는 ‘한성호 목사의 평신도 인생’이란 제목으로 정기적으로 발표된 글들이다.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쓴소리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과거 ‘룰’과 ‘원칙’이 자꾸 무시되고 화합하지 못했던 축구계를 향해, 교회의 참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교계를 향해 원로의 입장에서 고육지책으로 필봉을 들었다.
오피니언에 발표된 글들은 ‘시위 운동과 붉은색 머리띠’ ‘쇠고기 파동의 배후’ 등 제목이 암시하듯 잘못돼가는 시류를 바로잡아보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목사님이 칼럼에 반했습니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환부에 직접 칼을 대는 스타일 때문에 불편해 하는 사람이 없지 않았지만 한인사회와 교계가 꼭 들어야 할 말들을 시원하게 했다는 평가가 다수. 허권 목사(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은 서평에서 “한 목사에게 항의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밤을 새워 원본을 읽고 나니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자책감과 부끄러움으로 뒤범벅이 돼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허 목사는 또 “현 시대의 교회 이미지 실추와 목회자의 걸어가야 할 길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회개할 과제들을 눈물로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리운 풍금소리’ 출판기념 및 싸인회는 24일(토) 저녁 6시 워싱턴한인성결교회에서 가질 예정. 신석태 박사(전 워싱턴침례대총장), 이영묵 워싱턴문인회장, 김택용 목사(워싱턴신학교 학장), 김인호 목사(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장), 등 교계 및 문화계 인사들이 정중히 초청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1975년 애틀란타로 도미했다 2년 뒤 워싱턴에 정착한 한 목사는 평남 안주 출생으로 부산 육군 항만사령부 정훈문관을 지냈고 부산장로교신학교 및 서울신학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워싱턴에서는 한인연합회선관위원장, 버지니아 기독축구리그 대표 등을 지냈다.
한순자 사모와의 사이에 1남1녀가 있다.출판기념회는 한국일보가 후원하며 참가비는 30달러. 일반인을 위한 2차 출판기념회는 11월1일 저녁 5시 타이슨스 코너 소재 우래옥 식당에서 열린다.
문의 (703)329-9066, 283-5505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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