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아랫목에 앉아 군고구마를 먹던 생각이 난다. 어린 시절 동네 어귀를 지날 때마다 솔솔 풍겨오던 군고구마의 향긋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요즘도 뜨겁고 달콤했던 그 때의 맛을 떠올리며 고구마를 종종 오븐에 구워먹고 있다.
지금은 고구마를 간식으로 즐겨먹고 있지만, 예전에 고구마는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구황식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였다. 처음 고구마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조선 영조 때로 조엄이 쓰시마에서 들여왔다고 한다. 당시에는 고구마를 ‘감저(甘藷)’라 하였고, 조엄이 들여왔다 해서 ‘조저(趙藷)’ 라고도 불렀다 한다. 따뜻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고구마의 특성으로 처음에는 재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동래부사였던 강필리(姜必履)가 시험재배에 성공하여「감저보(甘藷譜)」라는 책을 펴내, 고구마를 널리 보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그가 “고구마는 단위면적당 부양 인구가 최고” 라고 한 것처럼, 고구마는 이후 오랫동안 우리네 애환과 함께해왔다.
고구마는 한약재로도 사용되어 왔는데, 홍서(紅薯), 감서(甘薯), 토과(土瓜), 지과(地瓜), 백서(白薯) 등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에서는 “고구마는 기력을 보하고, 비장 및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신장을 강하게 한다”고 하였다. 또한 혈액 순환을 돕고, 어혈과 장내 독을 제거하는 효능도 있다. 고구마의 이러한 해독작용은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호르몬의 배출을 돕는다고도 한다.
게다가 고구마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얄라핀(Jalapin)이라는 성분이 변을 무르게 하여 변비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칼륨 성분이 이뇨작용을 도와 몸속에 남아있는 나트륨을 배출하므로 고혈압에 좋으며, 고구마의 식물섬유는 해로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을 몸밖으로 내보낸다고 알려져 있다.
고구마는 탄수화물이 주성분으로 밥보다 칼로리가 적고, 위에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공복감을 덜 느끼게 하므로 식사대용으로 좋으며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바쁜 아침, 밥이나 빵대신 고구마를 먹는 것도 꽤 매력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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