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퍼스에 2연승 우승후보 ‘등록’ 110-102
NBA 플레이오프 2R
피닉스 선스가 두 경기 연속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꺾었다. 마침내 올해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공식 등록’한 셈이다.
선스는 정규시즌을 54승28패로 마쳐 NBA 서부 컨퍼런스의 3번 시드로 당당히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그들을 우승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아직도 없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번 2회전 시리즈에서 상위 시드임에도 불구, ‘2000년대의 팀’인 스퍼스를 상대로 열세가 예상되는 분위기였다. 지난 11년 동안 딱 한 번(2006년 달라스 매브릭스)만 빼고 서부 컨퍼런스 대표로 ‘NBA 파이널스’에 오른 팀은 LA 레이커스와 스퍼스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퍼스는 2번 시드 매브릭스를 고꾸라뜨리고 올라온 상승세가 무섭다.
선스는 그러나 5일 7전4선승제 2회전 시리즈 2차전에서 스퍼스를 110-102로 꺾고 홈코트를 굳게 지켰다. 스퍼스는 이제 남은 5경기에서 4승을 거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선스 농구’를 우습게 본 이유는 그 동안 수비가 약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커 선스 제너럴 매니저도 마이크 댄토니 현 뉴욕 닉스 감독이 남기고 간 ‘난타전’ 스타일 농구는 팬들이 좋아하는 반면 도저히 우승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난 3년 동안 뜯어고치려고 애를 썼다. 한때는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을 불러들이기도 했지만 팀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동력만 죽이는 결과가 나와 포기했고, 테리 포터 감독의 ‘사관학교 스타일 농구’도 팀 성적만 떨어뜨려 플러그를 빼야했다. 따라서 댄토니 감독의 제자인 알빈 젠추리를 사령탑에 앉혀 발등의 불부터 끄고 본 것.
이번 시즌 도중에도 선스는 백기를 들기 직전이었다. 센터 아마레 스터드마이어(27)는 도저히 수비를 하게 만들 수 없는 선수라며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고 팀을 새로 만들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스터드마이어를 내보내면 간판스타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쉬도 트레이드해야 하는 사정이어서 쉽게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내쉬는 이미 36세로 선스가 팀을 다시 만들 때까지 기다릴 입장이 못 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덕장’ 젠추리가 우승후보를 만들어냈다. 특히 스터드마이어는 트레이드 소문에 시달린 후 정신이 번쩍 든 듯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지난 2월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로는 스터드마이어가 리그 MVP였다고 말하는 TV 해설가들이 많을 정도다.
선스는 또 ‘백전노장’ 그랜트 힐이 ‘스타퍼’(stopper)로 나서면서 수비도 좋아졌다. 레이커스는 서부결승에서 선스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이제는 선스 디펜스가 유타 재즈 디펜스보다 훨씬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규태 기자>
선스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쉬(왼쪽)가 스퍼스 포워드 안토니오 맥다이스를 피해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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