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을 다녀온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은 단순한 `재선 성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06년과 달리 거의 자력으로 승리를 거뒀고, 구청장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음에도 불구, `오세훈 효과’를 일으키며 승리의 주역이 됨으로써 사상 첫 재선 서울시장으로서 정치적 입지 확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서울시장은 대권을 향한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공식화하면서 차차기 대권의 발판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16대 국회의원 시절 당내 인적쇄신 및 `오세훈 선거법’으로 `강남 오렌지 의원’ 이미지를 정치개혁 선봉장으로 바꾼 것처럼 초보 서울시장에서 `대권 주자급’ 서울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오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교육자치’와 같이 서울시장의 영역을 넘어선 중앙 이슈와 `소통.통합.미래’라는 거대 담론을 함께 제시한 점은 향후 대권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오 당선자는 당내 계파정치와 거리를 둬온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재선 임기 시작과 함께 `미래형 서울시정’을 보여줌으로써 정치적 자산을 쌓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치지형의 변화와 맞물려 오 당선자가 차기 대권의 `급행열차’를 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전혀 없지는 않다. 이와 관련, 오 당선자는 "재선 임기를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선을 그어왔다.
선거기간 오 당선자의 브레인 역할을 맡았던 김성식 의원은 "주변으로부터 차기 대선에 대해 권유받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지만, 재선 임기를 완수한 뒤 차차기에 도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또한 `오고집’이라는 별명처럼 오 당선자의 고집은 이번 지방선거에도 어김없이 표출됐다.
캠프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정을 중심으로 한 캠페인,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의 `미래 대 과거 대결구도’, 네거티브 속 정치공방 자제 등의 처음에 설정한 원칙을 고수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1984년 26회 사법시험에 합격, 변호사로 개업한 그가 91년 대기업을 상대로 한 아파트 일조권 소송에서 승리하고, 2003년 9월 당 연찬회를 전후해 `5,6공 인사 용퇴론’, `60대 노장 퇴진론’을 주장하다 2004년 국회의원 재선을 마다하고 정계에서 은퇴한 점도 `오고집’의 대표적 사례다.
이와 함께 그물망 복지, 디자인서울, 도시경쟁력 강화 등 기존 서울시정이 재평가되며 탄력을 받는 동시에 공교육 정상화를 비롯해 새롭게 제시된 `오세훈표 정책’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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