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부패와 불안의 대명사였던 인도네시아가 세계 금융 위기 후 뜻밖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동남아에서 가장 큰 이 나라 경제는 올 2/4분기 6.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4.5%보다 가속적인 성장이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최근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올 들어 20% 이상 오르면서 아시아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나라 화폐인 루피아는 달러에 대해 올 들어 5% 상승했는데 이는 일본 엔화를 제외하고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부패 척결하고 정치적 안정 이뤄
젊은 인구·풍부한 천연자원이 강점
1997년 동남아 IMF 사태 이후 중단됐던 외국인 직접 투자도 돌아오고 있다.
올 2분기 외국인 직접 투자액은 37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51% 늘어난 것이다. 올 외국인 투자액은 148억달러를 기록했던 2008년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통계가 나오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의 하나며 회교도가 다수인 이 나라가 곧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각광을 받으리라는 낙관론이 일고 있다.
자카르타에 본부를 둔 펀드 매니저인 라낭 트리하디안은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지역의 하나”라며 “2009년 중반부터 외국인들이 채권과 주식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많다. 부패는 줄었지만 투자가들은 규정이 혼란스럽고 직원을 내보내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불평한다. 1997년 아시아 경제 위기 이후 도로 등 사회 간접 자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도 전기 부족으로 인한 정전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문맹률 하락 등에는 발전이 있었으나 이 나라 대학은 아직 멀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1998년 수하르토 정권이 무너진 지 10년이 지난 지금 분리주의자나 회교 극단주의자에 의한 국가 분열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라는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구리나 목재와 같이 중국 수요가 큰 상품이 이 나라에는 많다.
수실로 유도요노 정부는 국가 채무를 줄이고 부패를 척결해 찬사를 받고 있다. 유도요노는 2009년 5년 임기인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중앙 정부 권한을 지방에 넘기는 작업도 지방 선거가 평화롭게 치러지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다른 나라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더 밝아 보인다. 빚은 별로 없고 성장은 빠르면 전반적인 낙관적인 분위기가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비관론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GDP의 2/3를 차지하는 소비자 시장이 경제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경제 위기가 악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2억4,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중 상당수가 젊고 극빈자 보조 등 정부 지원책이 지속적인 소비를 가능케 하고 있다.
수도 자카르타의 교통난은 더욱 심해지고 대형몰이 계속 들어서고 있지만 이는 중산층 성장의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2007년에는 수도 한복판에 대형 몰인 그랜드 인도네시아가 들어섰으며 세계 경제 위기 동안에도 뉴욕, 일본, 아라비아 반도, 물랭 루즈 풍차를 포함한 파리 등 테마 공원을 포함하는 확장 사업이 이뤄졌다.
이 몰 대변인인 테게스 소라야는 “인도네시아 인들이 외국에 나갈 필요 없도록 세계적인 브랜드를 팔고 있다”며 금융 위기에도 불구, 고가품 매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 이미 점포가 있는 샤넬이나 아르마니와 함께 영국 고급 백화점인 하비 니콜스도 이곳에 처음 문을 열었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대다수에 고루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인구 15%가 나라가 정한 빈곤선인 하루 1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살고 있다. 노동 집약적인 산업 성장 속도가 느린 것도 7%에 달하는 실업률을 줄이는데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경제를 한 단계 높게 발전시키려면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여 제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 정부 측은 2015년까지 매년 300~400억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도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는 작년의 3~4배 수준이다.
현재 연 GDP가 6,500억달러에 달하고 5년내 1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인도네시아로서는 그리 높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해야 인도네시아가 중요한 국제 투자 대상국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 목표 달성을 확실히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인도네시아 외국인 투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동남아 국가다. 일본과 한국, 유럽 국가들이 나머지 부분을 채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사회 간접 자본 확충을 위해 토지를 구입하는 것을 쉽게 하는 안을 마련 중이며 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의료와 건설, 발전에 관한 규제를 완화했다. 이와 동시에 정부 채권에 투자하는 자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핫머니’의 유입을 조절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 중국 투자 공사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250억달러를 들여 인프라 공사를 하기로 했고 포스코는 60억달러 규모의 제철소를 이곳에 짓기로 했다.
제조업 투자는 아직 다른 분야에 비해 뒤지는 편이지만 이곳 인건비가 낮아 장래성은 밝은 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이쪽으로 옮기고 있다”며 “ 그곳 임금은 오르는데 인도네시아 정정은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 주 원인”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신발협회는 미즈노 같은 주요 브랜드가 올 들어 공장 일부를 싼 임금을 찾아 인도네시아로 옮겼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신발업은 64만명을 채용하고 있으며 2009년 18억달러 상당의 물품을 수출했다. 올해는 2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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