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의 뿌리가 깊게 내린 이곳 하와이에서 1950년대 초반부터 한국전통 춤사위를 알리고 후손들에게 전승하다 생을 마감한 고 한라 배 함 선생의 일대기가 한인 1.5세의 여성 다큐 작가에 의해 다시 살아난다.
뉴욕에서 동서문화센터연구원으로 하와이에 건너와 생활하고 있는 빌리 리 작가가 일제치하에서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춤으로 밖에 풀어낼 수 없었던 힘없는 망국의 여성이 하와이로 이주해 한라함 무용연구소를 설립하고 2-3세 한인들에게 모국의 정서를 심어주고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 준 한라함 선생의 삶에 깊은 감명을 받아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기 시작했고 결국 다큐멘타리 제작에 착수하게 되었다.
이 작가는 2009년 본격 다큐 제작을 결정한 후 약 8개월간 한라함 무용연구소의 매리 조 프레슬리 원장으로부터 한국 전통무용을 배우기도 했다.
‘Moving Home: The legacy of Halla Pai Huhm’이란 타이틀로 제작중인 한라함 선생의 다큐는 내년 이민 110주년에 맞춰 작업을 마치고 첫 상영을 가진 후 하와이를 비롯한 미국내 공립도서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그녀는 지금까지 한미재단과 한라함 재단, 하와이 인문학회, 국민회 등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았지만 아직도 3만여 달러 상당의 예산이 부족해 자신의 다큐멘타리 작업에 한인 커뮤니티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1일 오후 6시30분 UH 한국학 연구소에서 자신의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한인 동포들의 협력을 부탁할 예정이다.
빌리 리 는 누구?
1982년 서울에서 출생해 3살 때 미국으로 이민 와 뉴욕에 정착한 빌리 리(사진) 는 뉴욕 퀸즈에 정착한 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 트리니다드, 에쿠아도르 등지에서 이민 온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과 함께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예술에 재능이 있어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작품에 투영시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 미술학과를 졸업해 예일대에서 미술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대학원 재학시절부터 인물이나 장소 혹은 자신이 겪은 일들을 보다 직접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영상작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작가는 예일대 동양학과의 지원을 받아 5일간 북한을 여행하고 돌아와 만든 영상물을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에서도 상영한바 있다. 당시 이 작가는 남북의 다른 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같은 ‘한국사람’ 으로서의 동질감을 화면에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오스트리아 할라인, 독일 베를린, 서울, 샌프란시스코, 뉴욕,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뉴 헤이븐 등지에서도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뉴 헤이븐 대학과 예일대,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 등지에서 조교로 학생들을 지도한 적도 있다. 이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문화유산을 재조명하는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 웹사이트 www.legacyofhallahuhm.com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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