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정치인 인사말 순서는 있는데 어떻게 한인회장 축사가 빠질 수 있는가?”
매년 노동절 연휴에 즈음해 열리고 있는 하와이 한인사회 화합의 한마당 잔치, 올해로 27회를 맞은 민속축전장은 11월 선거를 앞두고 로컬 정치인들의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연방상원직에 출마하는 린다 링글 전 주지사를 비롯해 호놀룰루 시장과 시장후보는 물론 시의회 후보자들이 민속축전장을 찾아 한인들의 눈도장을 찍기에 분주했다.
이는 그만큼 다민족 사회 하와이에서 한인사회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
그러나 이날 개막식이 끝난 후 본부석 앞에서는 한인회장의 축사가 누락된 것과 관련, 한인회 관계자들의 거친 항의가 이어져 그동안 불편한 진실로 여겨져 왔던 한인사회 적나라한 분열상을 한 순간에 로컬 정치인들에게 드러내고야 말았다.
이날 항의에 나선 한인회 관계자들은 “한인사회와는 별 관련도 없는 몇몇 로컬 정치인들에게는 선거유세에 가까운 소개와 인사말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할애해 주면서 하와이 한인들을 대표하는 한인회장의 축사를 개회식순에서 누락시킨 것은 체육회 측의 고의적인 행위”라고 항의하며 분함을 삭히지 못했다.
이와 관련 체육회 한 관계자는 “체육회 이사회에서 한인회장의 축사를 제외시키도록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21대 한인회는 출범한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체육회 주최의 한인 민속축전에 전혀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여기에 더해 “예전에는 민속축전 때 사용할 기자재들을 한인회 사무실에서 보관도 해 주고 그랬는데 작년과 올해에는 물건들을 다 빼가라는 통보를 받았고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들을 보관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임팩칼리지에 양해를 구하고 장소를 빌리는 상황까지 갔었다. 민속축전 준비기금마련을 위해 제작하고 있는 책자에 한인회장 운영의 골프장 광고를 넣지 않겠다고 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동포 차원의 행사인 민속축전에 지난 2년 동안 한인회에서 단돈 100불도 지원해 주지 않은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판단해 이사회에서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혀 21대 한인회장 선거과정에서의 앙금이 2년이 지난 오늘까지 해소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한인회 한 관계자는 ‘분명히 지원금을 전달했다’고 말했지만 체육회 측에서는 “그것은 민속축전 경기 참가비를 낸 것이지 통상 이뤄져 온 한인회 차원의 지원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인회 한 이사는 “체육회측의 말대로 한인회가 지난 2년간 민속축전 지원금을 중단한 것이 사실이고 이를 제가 미리 알았다면 제 개인적으로라도 한인회 이름으로 지원금을 지불했을 것”이라며 이날 축제장에서 보여 준 한인회와 체육회 양측의 감정적인 일 처리에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3일 한인민속축전 개막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오른쪽부터 강기엽한인회장, 앤 고바야시 시의원, 피터 칼라일 시장, 서영길 총영사, 린다 링글 연방상원 후보, 김영태 한인체육회장, 배성근 문추위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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