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앤디 로딕이 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광속 서버’ 앤디 로딕(30·미국)의 커리어가 끝났다.
로딕은 5일 뉴욕 플러싱 메도우스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속개된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후안 마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에 1-3(7-6<1>, 6-7<4>, 2-6, 4-6)으로 패해 탈락하며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3년 이 대회에서 커리어 유일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냈던 로딕은 지난주 목요일 돌연 이번 대회를 마치는 대로 은퇴한다고 밝혀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었다.
비 때문에 이틀에 걸쳐 치른 경기에서 패한 후 로딕은 감정에 북받쳐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눈물을 흘렸고, 2009년 대회 우승자인 델 포트로는 경례로 로딕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
로딕은 포스트게임 인터뷰에서 “수많은 챔피언들이 지나간 코트에서 뛴 것만으로도 행운이었다. 매 순간순간 행복했다”고 말했다.
7번 시드인 델 포트로는 이날에도 출발이 더뎌 첫 타이브레이커스는 싱겁게 빼앗겼다. 하지만 2세트 타이브레이커의 고비를 넘긴 후로는 로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도 준준결승에 합류했다. 6-4, 6-1, 3-1로 앞서고 있던 도중 상대 스타니슬라 바브링카(스위스)가 기권한 결과였다.
조코비치가 14개 메이저 대회 연속 최소한 8강에 든 반면 바브링카는 세계 탑3 상대 연패사슬이 19로 늘어났다.
조코비치의 세르비아 동료인 8번 시드 얀코 팁사라비치도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필립 콜슈라이버(19번)를 3-0으로 완파하고 4회전을 통과했다. 콜슈라이버는 32차례 도전 만에 윔블던에서 메이저 대회 첫 8강 진출의 꿈을 이뤘던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팁사라비치의 다음 상대는 전날 준준결승에 선착한 4번 시드 데이빗 페레르(스페인)다.
여자단식에서는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마리옹 바톨리(이탈리아)를 2-1(3-6, 6-4, 6-4)로 돌려세우고 탑시드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와 4강 충돌 코스에 올라섰다. 샤라포바에게는 전날 첫 세트에서 0-4로 밀리던 도중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된 게 큰 도움이 됐다.
2006년 대회 우승 후 6년 만에 다시 이 대회 4강에 오른 샤라포바는 아자렌카와 맞대결 통산 전적에서 4승5패로 열세다.
다른 준결승은 서리나 윌리엄스(미국)와 10번 사라 이라니(이탈리아)의 대결로 확정됐다. 서리나는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를 2-0으로 물리쳤고, 이라니는 로베르타 빈치와 ‘이탈리안 대결’에서 2-0으로 이겼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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