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킹스밀 챔피언십
▶ 서든데스 연장 9번째 홀에서 두 손 번쩍
서든데스 연장 9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신지애가 환호하고 있다.
서든 데스 연장 9번째 홀의 승자는 신지애(24)였다.
신지애는 10일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 코스 파71·6,384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킹스밀 챔피언십 5일째 아침 폴라 크리머(미국)를 제치고 22개월 우승가뭄을 끝냈다.
전날 16언더파 268타로 크리머와 동타를 이뤄 연장에 돌입한 신지애는 18번 홀(파4)에서 해가 질 때까지 연거푸8차례나 겨뤄도 승부가 갈리질 않아 이날 9차 연장부터 경기를 재개했다.
하지만 이날엔 단판에 승부가 갈렸다. 405야드 16번 홀(파4)에서 열린 9번째 연장에서 신지애는 크리머가 보기를 저지른 덕분에 파만 지키고도 우승 상금 19만 5,000달러를 거머쥐었다.
신지애의 LPGA 투어 대회 우승은 2010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클래식 이후 22개월 만이다.
신지애는 LPGA 투어 통산 9승째를 수확‘, 땅콩’ 김미현(8승)과 타이를 깨고 한국 선수로서는 25승을 올린 박세리(35)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기록했다.
올해 LPGA 투어의 19개 대회 가운데 한국(계) 선수의 우승은 4월 나비스코 챔피언십 유선영(26), 7월 US오픈 최나연(25), 에비앙 매스터스 박인비(24), 8월 제이미 파 톨리도 클래식 유소연(22), 캐나다오픈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5)에 이어 신지애가 6번째다.
전날 해가 질 때까지 겨뤄도 나지 않던 승부는 이날 아침 9시에 재개돼 20분 만에 끝났다. 나란히 두 타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렸지만 퍼터가 크리머를 울렸다.
먼저 30피트 정도 거리에서 시도한 크리머의 버디펏이 홀 오른쪽을 살짝 비켜갔고, 홀과 12피트쯤 됐던 신지애의 펏 역시 오른쪽으로 휘었다. 하지만 신지애의 공이 홀컵 1~2피트 옆에서 멈춘 반면 크리머는 6피트 정도 거리에서 파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크리머의 파 펏은 홀 오른쪽을 살짝스쳐 지나갔고 승기를 잡은 신지애는 침착하게 파 펏을 성공시켜 마지막 라운드의 80번째 홀에서 자신의 9번째 투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지금까지 LPGA 투어 사상 서든 데스 방식의 최장 연장전은 1972년 코퍼스 크리스티 시비탄 오픈에서 나온 10차전이다. 이 대회에서 조 앤 프렌티스가 연장 10번째 홀에서 샌드라 파머와 케이시 위트워스를 꺾고 우승했다.
하지만 2명이 치른 서든 데스 방식 연장전의 최장 기록은 이번에 신지애와 크리머가 다시 썼다. 종전 기록은 2004년 다케후지 클래식에서 크리스티 커(미국)가 한국의 전설안을 연장 7번째 홀에서 물리친 것이었다.
2008년 LPGA 투어 비회원으로 브리티시오픈 등 3승을 쓸어담아 세계 여자 골프계의 샛별로 떠오른 신지애는 2009년 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데뷔해서도 3승을 보태며 승승장구했다. 2010년 2승을 더한 신지애는 그러나 지난해 허리 부상, 올해는 손 수술 등으로 고생하며 한동안 세계 정상권에서 멀어졌다. 1위까지 올랐던 세계랭킹도 13위까지 밀려났고 LPGA 투어 이번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13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신지애는 자신이 4년 전 처음으로 세계무대를 제패했던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다시 세계 톱랭커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신지애는 “우승하기가 어렵다하지만 이 정도로 어려운 우승은 또 처음”이라며“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2차례 US여자아마 우승 경력이 빛나는 북가주 출신 대니엘 강(19·페퍼다인)도 이 대회에서 14언더파270타로 공동 3위에 입상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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