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난 9일 밤 빅토리파티에서 김여정씨(좌측 2번째)와 지지자들이 노트북컴퓨터로 개표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축제였다. 투표가 끝나는 오후7시, 두근거리는 긴장감으로 개표결과를 지켜볼 법도 하지만 김여정(홀리 김) 후보는 여유가 넘쳤다. 지난 9일 저녁 6시부터 먼덜라인 타운내 그렉스 올드 타운 탭에서 열린 빅토리파티를 찾아준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는 김씨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준비된 음식과 음료를 자유롭게 먹고 마시며 즐겼다. 파티장에는 유난히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았다. 아이들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포켓볼을 치며 그들만의 파티를 즐겼다.
준비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시카고지역 인디밴드 레이첼 마리 밴드의 메인보컬 레이첼 마리씨의 공연이 시작됐다. 자원봉사를 통해 김여정씨와 친구가 됐다는 마리씨는 김씨의 빅토리파티때 노래로 응원하겠다고 자청했다. 신나는 통기타 연주와 노래소리에 사람들은 하나둘씩 리듬을 타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파티장 가장자리 한 테이블에 노트북 1대가 자리를 잡았다. 사람들이 개표상황을 보기 위해 노트북 근처로 몰려들었다. 개표시작 30분 만에 투표결과의 윤곽이 드러났다. 후보 7명 중 3명을 뽑는 평의원 선거군은 세 후보가 눈에 띄게 앞서갔다. 돈 애버내시, 김여정, 레이 셈플 세 사람이 100표 안팎의 접전을 벌였다. 4위로 쫓아오던 짐 넛칭도 3위 셈플의 뒤를 200표 뒤로 쫓으며 위협했다.
김여정씨는 처음 노트북에서 개표과정이 나왔을 때 잠깐 확인하고는 다시 노트북 근처로 오지 않았다. 그저 주변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오늘 할 일인 듯 했다. 반면 김씨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인터넷창을 수없이 새로고침을 눌러가며 개표과정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오후 8시가 넘으니 더 이상 개표수가 올라가지 않았다. 선거 당일치 개표는 마친 듯 보였다. 조기투표와 우편투표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고 빨간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져있었지만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한 자원봉사자는 샴페인을 꺼내왔다. 1위 애버내시, 2위 김여정, 3위 셈플 순으로 순위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김여정씨는 침착했다.
사람들이 최종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8시45분, 마침내 조기투표와 우편투표 집계가 포함된 결과가 나왔다. 별다른 이변 없이 김여정씨가 여전히 2위를 지켜 무난히 평의원에 당선됐다. 50여명의 참석자들이 일제히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그때서야 샴페인 뚜껑이 열렸다. 김씨는 병째로 샴페인을 마시며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홍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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