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 간 숨진 240만명 분석 다른 날 사망보다 14% 높아 우울함 등 스트레스 증가 탓 낙상·심장마비·자살 많아
생일이 제삿날인 사람이 의외로 많다. 최근 스위스에서 나온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망위험은 생일에 더 높아진다.
태어난 날 사망할 확률은 그 이외의 다른 날에 숨질 확률에 비해 14%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귀 빠진 날 하늘로 돌아가는 ‘귀천’(歸天) 가능성이 커진다는 주장은 사실 별로 새로울 게 없다.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연구결과는 이전에도 이미 여러 건이 나왔다.
그러나 스위스의 연구는 일단 규모면에서 차별화된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과거 40년간 숨진 240만명을 대상으로 각자의 출생신고와 사망신고 기록을 일일이 확인했다.
표본 집단이 방대하고 분포기간이 길다는 것은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연구결과가 정확하다면 생일날 숨질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심장발작과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이 주된 ‘생일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자살과 사고 발생률도 생일에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일에 치명적인 낙상을 입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이는 남성의 경우에 국한된다.
여성의 자살률은 생일과 거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물론 사고 발생률이 올라가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생일에 사망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노인에게 생일은 스트레스가 쌓이는 날이다.
“이 나이가 되도록 변변하게 이루어놓은 게 없다”는 자괴감, “세상과 하직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 “명색이 생일인데 축하해 주는 사람 하나 없다”는 쓸쓸함이 엄습할 수 있다.
이른바 ‘버스데이 블루스’로 불리는 생일의 우울함이다.
마음이 울적해지면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추가로 분비된다.
남성 사이에서 생일에 자살과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는 주된 이유는 알콜로 설명할 수 있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는데 술만한 것이 따로 없다. 축하해 주는 사람도 별로 없는 생일은 술이 당기는 날이다.
대작할 사람도, 말리는 사람도 없이 혼자 마시는 술은 취기가 빨리 돈다.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하기 위해 급하게 마시는 술이기 때문이다.
일단 취하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쓰러질 위험이 높아진다. 태어난 날 낙상을 입는 나이든 남성의 수가 증가하는 이유다.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한 전문가는 귀 빠진 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불행한 자신의 인생에 관한 ‘최종 진술’이라고 말한다.
성탄절과 신년 정초에도 사망자가 생일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난다. 대부분 심장마비가 원인이다. 스트레스가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또 가슴통증, 혹은 다른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병원을 찾지 않아 화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생일이나 성탄절, 신년 정초는 일반적으로 ‘축제무드’가 대세다. 부산스런 날에는 웬만한 일은 대충 넘어가게 된다.
한편 생일에 사망한 유명인으로는 세계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만인의 연인 잉그리드 버그만과 전미여성기구(NOW) 설립자인 베티 프리단 등이 꼽힌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