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태 <시인>
미국은 쥐의 나라고 특히 뉴욕은 쥐의 도시다. 오래된 아파트나 식당 밑, 하수구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깔려있는 뉴욕의 아스팔트 밑은 쥐들의 도시다. 쥐들의 도시와 인간의 도시가 공존하는 곳이 바로 뉴욕이란 거대한 도시다. 그런데도 뉴요커들은 뉴욕의 사람 수 보다 몇 배나 쥐가 많은 도시에서 아름다운 도시라는 말을 하며 우리가 산다. 전철을 타려고 지하철 정거장으로 내려가 타고 갈 전철을 기다리다 선로 밑을 내려다보면 작은 고양이만큼 큰 쥐들이 여기저기 겁도 없이 왔다 갔다 한다.
맨하탄에 깔려 있는 식당들의 지하실에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만 없으면 지하철이나 하수도 굴속에서 사는 쥐들이 아무런 겁도 없이 나와 잔치를 벌인다. 여기저기서 나와 마치 이곳이 자기들의 놀이터인 양 이리 저리 활개 치며 춤을 추고 다닌다. 한밤중에는 간혹 브로드웨이화려한 극장가를 휘저으며 무료입장을 시도하기도 한다.
고급 아파트나 식당에도 무료로 사는 쥐들이 뉴욕에서 사는 인구의 몇 배가 되는 숫자를 기록한다. 희귀하거나 값진 보석들이 가득한 워싱턴 시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나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계급이 낮은 직원들은 박물관 관리에서 쥐잡기나 쥐구멍 찾기에 피곤한 눈이 더욱 피곤하다.
무슨 종류의 쥐일까? 사람이 사는 집이나 집 근처에서 사는 가주성 쥐 종류에는 곰쥐, 시궁쥐, 생쥐가 있고, 그 외의 것을 들쥐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다람쥐로 부터 시작해서 어두운 곳에서 구멍만 파다가 시력이 필요 없는지 장님이 된 장님귀과의 쥐들, 비단털과 쥐, 대나무 쥐과의 쥐들과 날개 달린 박쥐 등 지역마다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변종이 된 여러 종류의 쥐들이 있다.
그러나 쥐는 쥐다. 한때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흑사병의 세균 발원지가 이 쥐들이었다. 지구가 망해도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쥐, 그 무서운 페스트 세균을 온몸에 바르고 이 곳 저곳 사람이 사는 곳을 따라다니며 구멍을 뚫는 쥐들, 쥐떼들과 우리는 뉴욕에서 무서운 줄 모르고 어울려 산다. 쥐 한 쌍이면 약 1만 2,000마리를 번식하는 쥐의 위력, 모두가 다 멀리하고 싫어하는 쥐, 오갈 데 없던 월트디즈니가 어느 무명의 목사 집 창고에서 그런 쥐에게 미학적 감각을 부여해서 오늘날의 디즈니랜드를 성공시켜 세계인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전 인구를 동원하여 쥐잡기 운동을 벌였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어린 아이들이 쥐꼬리를 들고 학교에 가서 보고하는 진풍경이 이제는 뉴욕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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