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디 워홀 ‘그림자’ 연작… 루벤스 ‘성체성사의 승리’… 마네 ‘철도’…
루벤스의 ‘성체성사의 승리’.
앤디 워홀의 ‘그림자’ 시리즈.
올 후반기, 가슴 설레는 전시들이 남가주 곳곳에 찾아온다.
9월 모카(MOCA) 현대미술관에서는 앤디 워홀 전을, 10월 게티센터에서는 루벤스 전을, 11월과 12월에 LA 카운티미술관(LACMA)과 노턴 사이먼 뮤지엄에서는 각기 들라크루아와 마네의 손꼽히는 명화 한 점씩을 대여해 와 전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기대되는 것은 LA 다운타운의 모카 그랜드에서 9월20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선보이는 ‘앤디 워홀: 그림자’(Andy Warhol: Shadows) 전이다. 팝아트의 거장 워홀(1928~1987)이 생애 후기에 제작한 추상작품 ‘그림자’ 연작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로, 총 102점 전작이 한꺼번에 전시되는 것은 통산 두 번째이며 서부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그림자와 빛의 관계를 주목한 이 시리즈는 말년에 추상의 세계에 매혹됐던 워홀이 ‘팩토리’라 부르던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물건들에 그림자가 지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자를 사진으로 찍은 후 양화와 음화를 번갈아 사용, 실크스크린과 캔버스 작업을 통해 수많은 색깔의 변화를 그만의 재기발랄한 감각으로 풀어낸 연작인데 그 반복이 대단히 신비롭고 아름답다고 전시 기획자들은 전한다.
게티 뮤지엄은 10월14일부터 내년 1월11일까지 ‘장대한 루벤스: 성체성사의 승리’(Spectacular Rubens: The Triumph of the Eucharist)를 전시한다. 지난해 한인 커뮤니티를 흥분시켰던 ‘한복 입은 남자’ 드로잉 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획전으로, 마드리드의 프라도 국립박물관에서 대여해 온 성체성사 연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루벤스는 1620년대 초기 가톨릭 교회로부터 성체성사의 영광을 표현한 20개의 태피스트리 제작을 위한 밑그림을 의뢰받았고, 이를 위해 바로크적 역동성이 넘쳐흐르는 유화 스케치를 남겼다. 이번 전시는 6점의 유화 모델 패널과 4점의 오리지널 태피스트리, 그리고 이 시리즈와 연관된 다른 회화들을 함께 보여주는데 모두 대여가 아주 힘든 작품들이어서 바로크 대가의 작품을 직접 만나보는 드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크마는 11월16일부터 2월15일까지 외젠 들라크루아의 1826년 작품 ‘미솔롱기 폐허에 선 그리스’(Delacroix’s Greece on the Ruins of Missolonghi)를 아만슨 빌딩 2층에 전시한다.
이 작품은 프랑스 보르도의 보자르 뮤지엄이 소장하고 있으며 해외로는 거의 나온 적이 없는데 올해 LA와 보르도의 자매도시 결연 50주년을 맞아 교환전시 형식으로 대여해 오는 것이다.
프랑스 낭만주의의 대표적 화가였던 들라크루아는 19세기 초 그리스 독립전쟁 직후 이 그림을 그렸다. 당시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하에 있던 그리스는 수년간 해방운동을 펼쳤으며, 고대 그리스를 사모하는 유럽 열강들의 지원을 받아 훗날 독립을 이룩했다. 들라크루아는 이 작품에서 고대 그리스의 폐허 위에 선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표현함으로써 새롭게 숨 쉬려는 결의를 드러내고 있다.
노턴 사이먼 뮤지엄은 12월5일부터 내년 3월2일까지 에두아르 마네의 ‘철도’(The Railway)를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에서 대여해 와 전시한다. 근대회화의 아버지 마네가 1873년에 그린 이 작품은 지금 우리 눈으로 보면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구도와 기법에서 전통의 틀을 깬 작품으로 비평가들의 흥분과 혹평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이었다.
<정숙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