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뷰 l ‘오페랄리아 2014’
▶ 13명 최종 경연… 보석처럼 빛난 개성, 과테말라 마리오 장 3관왕 스타 탄생
오페랄리아 2014의 위너들. 왼쪽부터 안드레이 넴체르, 레이첼 윌리스 소렌슨, 마리오 장, 마리안젤라 시실리아, 플라시도 도밍고, 아나이스 콩스탄스, 자슈아 게레로, 어맨다 우드베리, 잔 할러데이. <사진 LA Opera>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의 진수성찬이 펼쳐진 밤이었다.
지난달 30일 LA오페라 주최로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 열린 ‘오페랄리아 2014’(Placido Domingo’s Operalia)는 만석을 이룬 청중과 전세계에서 날아온 14명의 쟁쟁한 심사위원들이 포진한 가운데 현재 세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신예 오페라가수 13명이 치열하게 경합을 벌인, 뜨거운 흥분과 스릴과 감동의 무대였다. 기량이 최고에 달해있는 18~32세의 젊은 성악가들이 간절한 열망을 다해 자신이 최고로 잘 부르는 아리아를 플라시도 도밍고 지휘의 오케스트라에 맞춰 열창했으니, 한 곡 한 곡이 빛나는 보석과도 같이 아름다웠다.
제22회 오페랄리아의 우승자(각 부문 남·여 따로)는 레이첼 윌리스 소렌슨(Rachel Willis-Sørensen 소프라노, 미국)과 마리오 장(Mario Chang 테너, 과테말라)이 차지, 각각 3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2등은 어맨다 우드베리(Amanda Woodbury 소프라노, 미국)와 자슈아 게레로(Joshua Guerrero 테너, 미국)가 선정돼 2만달러씩의 상금이 수여됐다.
한편 3등에는 똑같은 점수가 4개나 나와 남녀 2명씩 4명이 수상하는 이변이 일어났는데 이런 경우는 오페랄리아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아나이스 콩스탄스(Ana?s Constans 소프라노, 프랑스)과 마리안젤라 시실리아(Mariangela Sicilia 소프라노, 이탈리아), 잔 할러데이(John Holiday 카운터테너, 미국)와 안드레이 넴체르(Andrey Nemzer 카운터테너, 러시아)가 모두 3등을 차지해 1만달러씩의 상금을 받았다.
40명의 예심후보에 포함됐던 한국인 최정원(29)과 박소영(28)은 안타깝게도 25~26일의 예선에서 탈락, 이날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놀라운 것은 남녀 우승자 레이첼 윌리스 소렌슨과 마리오 장이 1등상 외에도 브리깃 닐슨 상과 자르주엘라 상, 청중투표 인기상 등을 수상하여 각각 3관왕이 됐고, 2등을 수상한 어맨다 우드베리와 자슈아 게레로 역시 인기상과 컬처아트 상을 수상하며 2관왕이 된 것이다.
13명의 후보가 12개의 상을 놓고 경쟁했고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잘 불렀으니(심사했던 크리스토퍼 코얼쉬 LA오페라 회장은 이제껏 가장 수준 높은 대회였다고 말했다),아마 한국 같았으면 주최측이 담합하여 골고루 상을 나눠줬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승한 두 사람은 3개씩이나 가져가는데 5명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냉정한 프로페셔널리즘, 철저하게 실력과 심사점수에 따라 상이 결정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인데도 무척 인상적이고 쿨하게 느껴졌다.
이날 오페랄리아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평소 자주 공연되지 않아 들어보기 힘든 오페라의 아리아들을 실컷 감상했다는 것이다.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벨리니의 ‘카풀렛과 몬테규’, 마스네의 ‘베르테르’,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벨리니의 ‘몽유병의 여인’, 마스네의 ‘마농’, 로시니의 ‘체네렌톨라’, 푸치니의 ‘빌리’, 토마의 ‘햄릿’, 핸델의 ‘세르세’… 이외에도 자르주엘라(스페인의 성악장르) 부문에 올라온 5개 곡들까지, 이런 아리아들은 어쩌면 평생에 한번도 들어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 모두 웬만한 오페라 무대에서도 들어보기 힘들 만큼 수려한 라이브 퍼포먼스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이 정말 감격스러웠다.
한편 가장 많은 상을 받아 이날의 스타가 된 마리오 장(Mario Chang)은 성 때문에 혹시 한국 혈통이 아닌가 했는데 알고보니 중국계 과테말라인이라고 한다.
LA에서 오페랄리아를 개최하기는 2000년과 2004년에 이어 세 번째이며, 내년도 제23회 대회는 영국 런던에서 열리게 된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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