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피에 덜미 ‘14년 만에 처음’
▶ 나달·머리·베르디흐 8강행
로저 페더러는 안드레아스 세피와의 11번째 대결에서 처음으로 패하며 14년 만에 처음으로 호주오픈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지금까지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상대에게 덜미를 잡혀 14년 만에 처음으로 호주오픈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개인통산 18번째 메이저 타이틀 도전에 실패했다.
페더러는 23일 호주 멜버른팍에서 벌어진 호주오픈 남자단식 3회전에서 세계 46위인 안드레아스 세피(이탈리아)에게 4-6, 6-7, 6-4, 6-7로 패해 탈락했다. 세피는 페더러를 상대로 이 경기 전까지 10번 싸워 10번 모두 패했으나 11번째 맞대결에서 첫 승의 감격을 맛보며 4회전(16강)에 올라 닉 키리오스(53위·호주)와 8강 진출권을 다투게 됐다.
페더러가 호주오픈 16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04년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11년 연속으로 최소한 4강까지 오르며 총 4차례 정상에 올랐었다. 최근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 앤디 머리(6위·영국) 등 라이벌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상위권 선수 중 가장 좋은 상승세를 보여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으나 뜻밖에도 지금까지 10번 만나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세피에게 덜미를 잡혀 보따리를 싸고 말았다.
페더러가 그답지 않게 잦은 범실을 범하면서 스스로 무너진 경기였다. 그는 이날 더블폴트를 9개나 범했고 네트 앞에서 발리를 할 찬스에서 아웃될 것으로 생각해 흘려보낸 볼이 엔드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등 판단 미스까지 겹치며 2세트와 4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편 지난해 말 손목부상과 맹장염 수술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3위 나달은 두디 셀라(106위·이스라엘)를 6-1, 6-0, 7-5로 일축하고 4회전에 올랐다. 또 7위 토마스 베르디흐(체코)는 빅토르 트로이츠키(54위·세르비아)를 6-4, 6-3, 6-4으로 물리치고 5년 연속으로 호주오픈 16강에 안착했다. 도핑 검사를 위해 혈액 샘플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2개월 자격정지를 받았던 트로이츠키는 징계가 풀린 뒤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 나섰으나 베르디흐에게 가로막혀 3회전에서 도전을 멈췄다.
이밖에 6위 머리는 주앙 소자(55위·포르투갈)를 6-1, 6-1, 7-5로 완파하고 그리고르 디미트로프(11위·불가리아)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디미트로프는 여자 세계랭킹 2위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의 연인으로 유명한 선수다.
한편 여자단식에서 샤라포바는 자리나 디아스(31위·카자흐스탄)를 6-1, 6-1로 가볍게 제치고 역시 16강에 안착했고 ‘제2의 샤라포바’로 불리는 유지니 부샤드(7위·캐나다) 역시 카롤린 가르시아(36위·프랑스)를 7-5, 6-0으로 꺾고 4회전에 올랐다. 이밖에 세계 3위 시모나 할렙(루마니아)는 베타니 마텍 샌즈(258위·미국)를 6-4, 7-5로 물리치고 16강에 올랐으나 14위 사라 에라니(이탈리아)는 야니나 위크마이어(80위·벨기에)에게 6-4, 4-6, 3-6으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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