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이탈리아, 어머니는 폴란드 출신이다. 둘 다 블루칼라 직업으로 평생을 살았다. 아버지는 조그만 배관가게를 운영했다. 어머니는 지금도 그의 고향에 있는 식당의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을 아버지의 가게 위층 아파트에서 보냈다. 이민은 스스로 선택한 개척이고 모험이었다. 아버지의 꿈, 어머니의 꿈은 아들의 삶에 알게 모르게 투영되기 마련이다.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가 무엇이든 배움에 열심이었고 매우 창의적이었다고 말한다. 많은 이민자들의 자녀가 그렇듯 그도 부모가 꿈 꾸었던 신세계에서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성취하려는 욕구가 강했다. 조 매든은 펜실베니아주 헤이즐턴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1954년생. 밝고 씩씩하게 자랐던 모양이다. 그곳서 대학엘 다녔고 야구선수와 풋볼선수로 활약했다. 야구선수로서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975년 언제든 내쳐질 수 있는 프리 에이전트 포수로 당시 캘리포니아 엔젤스와 계약을 했다. 마이너리그에서 4년을 뛰었으나 그곳서도 후보였다. 1977년 엔젤스 싱글A 팀서 홈런 3개를 친 게 최고였다. 그는 매니지먼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엔젤스 소속으로 스카우트와 타격 인스트럭터, 마이너리그 매니저 등을 거쳤다. 꿈의 메이저리그 입성은 1993년에 이루어졌다. 엔젤스의 벤치 코치자리였다. 그의 재능은 조화에 있었다. 통계를 중요시하면서도 선수들의 특성과 관계도 함께 중요하게 여겼다. 그의 코치 시절 엔젤스 감독을 거쳐간 이들은 그를 항상 옆에 두었다. 매든은 메이저리그 감독으로 야구팬들에게 익숙하다. 그는 2006년부터 신생 팀 탬파베이 레이스의 감독을 맡았다. 레이스가 속해 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조에는 전통의 명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포진해 있다. 여기서 그는 고만고만한 선수들을 독려하며 4차례의 플레이오프, 2차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어 냈고 2차례나 아메리칸리그 감독상을 수상했다.
매든은 2014년 레이스의 계약 연장 제안을 뿌리치고 컵스로 향했다. 그의 새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컵스가 어떤 팀인가. 뉴욕, LA와 더불어 3대 빅 마켓인 것은 둘째 치고 한 세기가 넘게 한번도 우승 못한 유일무이한 팀이다. 월드시리즈 진출도 1945년 이후론 기록에 없다. 우승에 목마른 건 팀이나 팬이나 마찬가지다. 컵스는 그래서 밤비노의 저주를 깬 테오 앱스타인 단장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려 왔고 리빌딩 3년차에 매든을 끌어들였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컵스 감독은 자체가 압박이다. 매든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가 컵스에 온 후 첫 회견에서 한 말도 이를 반영한다. "압박감이 즐거움보다 크면 안된다."(Don’t ever permit the pressure to exceed the pleasure.) 자신에게 한 말일 것이다. 그는 이어 다운타운에서 살 것이며 (그 곳에서 삶의) 에너지를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1908년 이후 우승을 못한 팀의 감독을 맡는다는 게 도전이란 말도 빼놓지 않았다. 매든의 컵스 감독직은 투수도 타격을 하는 내셔널리그에서는 처음이다. 그는 라인업을 짜면서 투수를 8번 타자에 두었다. 성과 여부는 별개다. 그는 변화를 택했고 그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저 밀어부치는 스타일도 아니다. 선수들 개성을 존중하고 팀에 녹아 들었다. 그는 도전과 정착이라는 이민자의 두 가지 덕목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그는 앱스타인 단장이 신봉하는 세이버매트릭스를 중요시한다. 동시에 선수들의 개성과 팀웍도 똑 같은 비중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리더다. 스포츠는 결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분야다. 매든의 시카고 컵스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12년 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승리를 거두었으며 월드시리즈를 향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매든이 이루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할 거라고. 쓸데없이 미시간 호수의 바람만 거센 시카고가 모처럼 들썩이는 중이다. 100년이 넘게 없었던 일이 지금 발생한다면… 우리에겐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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