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환 칼럼] 파리의 테러, 비겁한 IS [도태환 칼럼] 파리의 테러, 비겁한 IS](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5/11/17/20151117131433561.jpg)
또 다시 테러다. 지난 13일의 금요일 파리의 도심 복판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자행됐다. 이번엔 주말을 즐기던 무고한 시민들이 타깃이었다. 탈레반, 오사마 빈 라덴에 이어 등장한 '이슬람국가'(IS)의 짓이다. 그들은 좀 더 자극적인 테러를 원하는 것 같다. 이제까지 테러의 타깃은 관공서나 주요 건물, 또는 항공기였다. 지난 1월 발생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도 마호멧 풍자에 대한 그들 나름의 '응징'이었다. 테러에 따른 무고한 희생은 많았지만 아예 민간인을 조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S가 벌이는 테러에 대한 방비가 어려운 점은 행동에 옮기는 자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온 몸에 폭탄을 두르고 주위의 무고한 사람들과 함께 폭사하는 행위, 세계를 경악시킨 2001년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펜타곤 여객기 납치 및 충돌 테러, 여기에는 그들의 성전(Holy war)의식이 깔려 있다. 즉 왜곡된 종교적 신념이다. 그래서 IS류의 테러는 끝을 모른다. 자살 공격은 일본이 원조다. 2차대전이 끝나갈 무렵 일본군의 가미카제 특공대는 미군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전투기를 몰고 군함에 돌진해 폭사하는 행위는 당하는 쪽에서는 일찍이 겪어 보지 못한 공포였다.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순국' 했다고 하는데 사실을 들여다 보면 특공대에 투입된 젊은이들의 귀로를 아예 차단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1천 여명의 젊은이가 돌아올 연료는 없는 전투기에 몸을 실었다. 가고시마에서 오키나와까지가 그들의 마지막 여행이었다. IS의 테러리스트들은 그보다는 정신적으로 강하게 무장된 세력이다. 집단최면일 수도 있다. 외신은 테러가 있을 때 마다 멀쩡한 젊은 청년이 어느 날 무자비한 테러리스트가 되어 있었다는 이웃 주민들의 놀라는 반응을 담고 있다. 서방세계에서 주목하는 것이 자생적인 테러리스트다. 미국인 탈레반이 있었고 프랑스 출신, 영국 출신도 있다. 사회에서 소외된 허약한 젊은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테러리스트 공급은 넘쳐날 것이다. 중동에 뿌리를 둔 테러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누구나 동의한다. 수천 년의 역사가 배경에 깔려 있다. 힘이 비슷하다 싶으면 전면 전쟁이요, 그렇지 않으면 테러다. 그래서 테러가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앞서 말했듯 동반 폭사라는 방식이, 거리의 민간인으로 까지 확대되는 타깃의 수정이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테러 세력이 약화될수록 경계가 강화된 부분 보다는 방비 없는 쪽을 택할 수 밖에 없다. 프랑스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테러 발생 이틀 만에 IS의 거점으로 알려진 시리아 북부 락까에 전폭기를 띄워 폭격했다. 미국도 가세했다. 터키에서 열리고 있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프랑스 외무장관 로랑 파비위스는 ¨프랑스는 IS를 겨냥한 막대한 보복을 감행할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고 격하게 말했다. 공습의 성과는 어느 정도 거두겠으나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파리 테러가 자신들에게 보복으로 돌아오리란 걸 IS가 예상 못했을 리 없다. 테러와 반격, 다시 테러의 반복이 IS가 그리는 그림일 것이다. 왜곡된 신념으로 쉽게 무장되는, 그래서 죽음까지도 불사하는 젊은이들이 IS에 있는 한, 그들과 민간인의 희생 위에서 세력을 공고히 하려는 자들의 테러는 계속될 것이다. 믿음을 죽음 앞에서도 부인하지 않는 순교와 조국을 위한 순국은 자신을 죽임으로써 많은 이를 살린다. 반면 가미카제나 IS 폭사 테러를 순국, 순교로 둔갑시켜 자신의 세력을 지키는 데 악용하는 자들은 대체로 비겁하게 자신만 산다. 파리 테러 이후 IS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가 다음 타깃이라고 경고했다. 여전히 십자군과의 성전이라면서. 한국은 남북이 휴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동반 폭사의 테러는 없다. 배경에 종교가 없기 때문이다. 죽음이 두려워 만들어진 종교가 왜곡되어 무고한 사람들까지 죽음으로 모는 아이러니가 파리 테러의 또 다른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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