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은 안팎으로 중대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대외적으로는 노골적으로 미국에 도전하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해야 하고 미국에 적대적인 중동이나 북한 등의 도전을 막아내야 할 입장이다. 그러나 이를 해결해 나가기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대내적으로도 장기 경기불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금리인상 문제 등이 큰 골칫거리이다. 인상하자니 미국 내 경기가 더 얼어붙을 것이고 인상 안하자니 달러의 세계기축 통화 지위가 상실될 것이고 이래저래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이를 순조롭게 잘 풀어나갈 적임자가 누구일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미국대선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일찍이 후보로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와 이번 주 민주당 대선 주자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두 후보로 압축됐다.
힐러리는 7일 예비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민주당 후보가 됐다. 하지만 앞으로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예상보다 비호감이 크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고 하지만 힐러리도 별반 다르지 않아 제3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47%나 되고 있을 정도다.
트럼프는 인종, 성차별주의자라는 이미지 등이 문제지만 힐러리는 정직하지 못하고 부자라는 이미지 등으로 유권자들의 비호감도가 대선 사상 최고수준에 달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두 후보 중 누군가는 뽑아야 하는 것이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누가 뭐래도 정치는 확실한 자기 철학과 신념이 있어야 하는데 한마디를 내뱉었다가도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일관하는 트럼프에게 과연 미국의 안위를 맡길 수 있을까. 국가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지도자가 일관성이 없으면 엄청난 혼란이 가중된다.
힐러리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자기 정책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나마 대통령 영부인, 뉴욕주 연방상원의원, 국무장관 등의 최고요직을 두루 거쳐 정치 경험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트럼프와의 차이점이다.
힐러리는 또 남편 클린턴의 대통령 재직시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참기 어려운 치욕과 자존심의 실추 등 엄청난 심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이를 꿋꿋하게 극복, 남편과 가정, 그리고 국가의 체면을 지키면서 위기를 넘겼다. 그것은 그녀의 인내심, 포용, 아량, 이해심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시험대였다.
이러한 잠재능력들은 힐러리가 앞으로 트럼프의 심한 협공에 수세에 몰리더라도 결국은 빠져나오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대권가도의 길로 무난히 이끌어 줄 것이다.
옛 로마는 망명자들의 항구였으며 르네상스를 화려하게 꽃피웠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세계 각국에서 찾아드는 이민자들을 계속 받아들이고 있고 세계 최정상국으로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정치가 무소리니는 “내가 이탈리아를 위하는 것은 대영제국을 건설한 위대한 영국국민이 영국을 위하고, 위대한 프랑스 식민지 개척자들이 프랑스를 위하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고 하였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통령도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위하는 위대성이 있어야 한다.
과연 이런 자질을 갖춘 인물은 힐러리일까, 트럼프일까? 아무래도 비즈니스에 성공한 트럼프 보다는 정치경륜이 많고 소수민족의 입장을 대변하는 민주당의 대선주자 힐러리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그 선택은 이제 현명한 미국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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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뉴욕지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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