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엘 송 자영업
2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쉬자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갑자기 긴장이 풀려서인지 매일 온몸이 아파 죽을병에 걸린 줄 알았다.
그때 우연히 108배를 하게 되었다. 예전에 하던 수행에서는 절하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어떤 종교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나를 놔주기로 했다. 몸의 다섯 부위가 땅에 닫게 하는 오체투지 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비디오를 보면서 따라했다. 처음에는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해 이리저리 끼우뚱거리기도 했고, 몇 번밖에 안했는데도 헉헉 숨이 차고, 어지러워하는 체력의 나를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그렇지만 절 동작이 장기를 자극해 오장육부를 튼튼히 해주고, 복식호흡을 이끌고, 전신을 움직여 근력을 향상시켜주고, 뱃살을 빼주고, 허벅지 라인을 잡아주며, 힙업 효과까지 있어 가장 완벽한 운동 같았다.
게다가 마음과 정신까지 리셋을 해주는 명상과 수련의 효과도 커서 매일매일 빠져들었다. 심지어 아침 먹고 한판, 점심 먹고 운동 삼아 한판, 그리고 저녁 먹고 다시 한판을 하니 맘이 뿌듯했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장하다는 마음도 들었다.
절은 자신을 낮추며 마음을 내려놓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자신이 잘했다고 생각할 때는 고개를 뻣뻣이 쳐들지만, 잘못했다고 생각할 때는 고개를 떨구고 반성의 자세를 취한다. 그런데 진짜 큰 잘못을 했을 때는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죽을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면 몸을 바닥에 던지고 엎드린다. 이렇게 하다보면 타인에 대한 원망이 없어지고 마음도 평화로워진다.
나름 열심히 살았고 오랫동안 수행을 해왔던 터라 굳이 내놓고 몸을 바닥에 던지면서까지 참회할 게 있나 싶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엎어졌다 비실비실 일어나며 절을 했다.
그렇게 매일 절을 하던 어느 날 불현듯 ‘불효’란 말이 떠올랐다. 참 의외였다. 불효자라 불릴 만큼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하나둘씩 떠올랐다.
부모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 낳아주고 길러주신 것에 대한 보답을 못한 것, 말대꾸하고, 맘 아프게 해드린 것이 죄다 걸렸다. 부모님이 베풀어 주신 사랑이 최선이었는데 더 많은 것을 바란 것 또한 걸렸다. 아무튼 그날은 불효한 것들을 생각하며 한참 뜨거운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절이 이렇게 좋은 것인 줄 진즉에 알았다면 후회할 일이 조금은 줄어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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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송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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